한국서 숨진 대만 학생, 부모 울린 한 마디.."음주운전이라"

오진영 기자 2020. 11. 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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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유학 중이던 대만 여학생이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치어 숨졌다.

숨진 여학생의 부모는 딸의 한국인 친구를 통해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게시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써 억울함을 호소했다.

쩡칭후이는 외동딸의 한국인 친구를 통해 국민청원을 게시하는 한편,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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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쩡이린(왼쪽) /사진 = 연합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한국에서 유학 중이던 대만 여학생이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치어 숨졌다. 숨진 여학생의 부모는 딸의 한국인 친구를 통해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게시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써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한 외국인 유학생의 친구라고 밝힌 청원인의 글이 게시됐다. 이 글은 게시 이틀 만에 25일 약 4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자신의 유학생 친구가 음주 차량에 치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깊던 제 외국인 친구가 만취 차량에 치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며 "한국에 오신 친구의 부모님께서는 "가해자가 음주 상태에서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처벌이 경감될 수 있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적었다.

대만 매체 연합보는 이날 국민청원에 등장하는 유학생이 대만 출신의 쩡이린(曾以琳·28)으로, 한국에서 신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고 전했다. 쩡이린은 지난 6일 횡단보도에서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치였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화장한 딸의 시신과 함께 대만으로 돌아온 쩡이린의 아버지 쩡칭후이는 "차마 딸의 사고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지도 못했다"며 "이기적인 음주운전으로 다시는 딸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만날 수도 없게 됐다. 모든 삶의 희망이 없어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안타깝게 세상을 뜬 쩡이린씨. / 사진 = 연합보


쩡칭후이는 외동딸의 한국인 친구를 통해 국민청원을 게시하는 한편,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한국의 가벼운 처벌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대만 누리꾼들은 잇따라 청원 독려를 촉구하는 글을 공유하는 한편, 한국의 음주운전 처벌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 한 누리꾼은 "한국에서는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이 약화된다는데, 문제가 있는 제도"라는 댓글을 남겼다.

대만 현지에서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쩡이린의 안타까운 사연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유학이나 여행 등을 계획하는 대만 현지 커뮤니티에는 한국의 음주운전 관련법 번역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타이페이에 거주하는 홍위펀씨(26)는 "K-POP,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 유학을 꿈꾸는 친구들이 많아진데다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라며 "이 사건의 해결 여부에 젊은 대만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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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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