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코로나 재확산에도 기업어음(CP)금리는 역대 최저치 행진 하는 이유는

김민경 기자 입력 2020. 11. 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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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은 최근 3,5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 발행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1년 이상인 자금은 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지만 최근 단기금융시장 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낮아진 점과 조달 편의성 등을 고려해 CP 발행을 택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연말은 은행채 발행 등이 많아 단기금리가 올라가던 시기"라며 "그러나 올해 은행 예대율 규제 완화와 대출규제 등으로 사채 발행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단기자금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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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發 유동성 공급에 시장 안정화..투자수요 돌아와
코로나19 불확실성 우려해 만기 짧은 단기증권 선호
CP금리 역대 최저치 경신..PF ABCP도 '없어서 못팔아'
[서울경제] 아워홈은 최근 3,5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 발행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1년 이상인 자금은 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지만 최근 단기금융시장 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낮아진 점과 조달 편의성 등을 고려해 CP 발행을 택했다. 발행 금리는 연 2.25~2.40%다. 만기가 최대 3년 11개월로 늘었지만 기존에 보유한 3개월물 단기증권 금리(2.21~2.30%)보다 비슷하거나 낮다.

25일 금융시장의 지표를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단기자금시장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4월 연 2.23%까지 치솟은 CP(A1등급, 91일물 기준) 금리는 이달 1.09%까지 낮아졌다. 한때 차환 발행이 안돼 지급보증을 선 증권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떠안던 PF ABCP도 일반 CP와 발행금리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연말을 앞두고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은 줄어든 반면 투자처를 찾는 기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현금 비축량을 늘렸다. 반면 기관들은 투자를 유보했다. 빈자리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와 채안펀드 등 정부 자금이 채웠다. 이달 6일 기준 정부가 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 지원한 규모는 약 16조원이다.

시장이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투자를 집행하지 않은 부동자금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위험자산 선호심리까지 더해지면서 단기금융상품 수요가 더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머니마켓펀드(MMF) 설정금액은 지난 19일 160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한 이후 150조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의 DCM(채권발행시장) 임원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으로 일반적인 연말 분위기와 이례적”이라며 “위험자산 선호심리와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비교적 금리가 높았던 단기 유동화증권들도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CP금리 추이(A1등급, 91일물 기준)/자료=금융투자협회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 예대율 규제 완화가 내년 3월까지 연장되면서 통상 연말께 쏟아지는 은행채 발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연말은 은행채 발행 등이 많아 단기금리가 올라가던 시기”라며 “그러나 올해 은행 예대율 규제 완화와 대출규제 등으로 사채 발행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단기자금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립 이래 최초로 CP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하반기 들어 CJ포디플렉스와 한일네트웍스, 효성티앤씨, 한국체인공업, 약진통상, 매크로통상 등은 단기자금시장을 찾아 운영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했다. 대부분 신용도가 낮아 금융기관 대출로 1년 이내 단기 자금을 사용해오던 기업들이지만 CP금리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신용 보증을 받아 시장성 자금 조달을 시작한 것이다.

회사채만큼 만기가 긴 장기CP 발행량도 급증했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과 한라, 코리아세븐 등은 올해 만기 3~4년 이내인 장기CP를 처음으로 조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발행사 관계자는 “회사채와 달리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피할 수 있는 등 조달 편의성이 있고 최근 시장 수요도 많아 금융비용 부담 없이 차입구조를 장기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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