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복귀 선언한 배우 이화선 "하늘나라로 간 동생 몫까지 열심히 살 거예요" [인터뷰]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2020. 11. 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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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사진 제공 포토그래퍼 이성원 (tqtq스튜디오)


배우 이화선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소속팀까지 갖췄던 프로 카레이서이기도 하고 경비행기 조종 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골프도 연예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수준급이다. 또 숨겨진 그림 실력도 발휘하며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 달에는 제주도 지인들과 현지에 식당을 개업해 화제를 끌기도 했다.

배우라는 본업이 소홀해지나 싶을 때쯤 MBC 수목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 출연해 반가운 얼굴을 드러냈다. 이화선을 만났다.

사진 제공 포토그래퍼 이성원 (tqtq스튜디오)


■7년 만에 카메라 앞에

이화선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임수향의 대학 선배 ‘이서안’ 역을 맡아 열연했다. 7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카레이싱 활동과도 연결돼있었다.

“조현경 작가님과는 원래 친한 사이예요. 새 작품에 남자 주인공의 직업이 레이서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작가님과 감독님을 경기장에 초대해서 드라마에 필요한 도움을 좀 드렸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제작사와도 인사를 하게되고 극 후반부에 캐스팅이 됐어요. 극 중 6회 정도 출연하는 우정 출연 형식이었지만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는 TV에선 일일극과 주말극 혹은 시트콤 연기를 해왔던 터라 미니시리즈는 첫 촬영이었다. 7년간 카레이서 활동에 몰두하다보니 카메라에 대한 목마름도 있었다.

“오랜만에 촬영장을 가니 제가 다 내려놓은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카메라 앞에 서니 연기 활동에 점점 욕심을 부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이화선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 무관객 카레이싱 경기를 치뤄왔고 결국 올해 재계약을 하지 못 했다.

“대부분의 분들이 그랬겠지만 올해는 저에게도 참 힘든 시간이었어요. 저는 레이싱이 그나마 주수입원이었는데 재계약을 못해서 ‘가족은 엄마와 나 둘 밖에 남지 않았는데… 진짜 뭐 하고 살지?’라는 걱정이 앞섰죠. 엄마와 동생이 좋아했던 제주도에 내려가 카페라도 해야 할까 싶었어요.”

기회는 뜻밖에 찾아왔다. 이화선은 가족들과 제주도 한달살이를 통해 이어진 인연들로 지난달 현지 식당을 개업했다. 동물복지인증 축산농장에서 키운 청정닭과 계란을 주재료로 한다.

“췌장암 4기 투병 중이던 동생이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마음을 이뤄주기 위해 제주살이가 시작됐어요. 동생은 떠났지만 제주살이 인연으로 식당을 개업하게 됐죠. ‘계난리’라는 식당인데요. 지난 10월 제주도 연동 1호점을 개업했고 곧 제주시 아라동, 서귀포 지역 개업을 앞두고 있어요. 동생이 만들어준 기회 같아요.”

사진 제공 포토그래퍼 이성원 (tqtq스튜디오)


■동생 삶까지 열심히…

이화선이 연기를 포함한 여러 활동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가족을 잃은 허망함도 담겨있었다. 그의 동생 이지안씨는 미국 CIA졸업해서 현지 외국계 기업 헤드셰프로 일하다 2012년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귀국해 한 대학 강단에 서왔다. 그러다 3기 췌장암을 발견하고 1년 동안 투병하다 지난해 4월 영면했다.

“저랑 창업을 준비하던 중에 암을 발견한 거예요. 완치되면 제주도에 살자고 약속했는데 결국 제가 개업을 하게 됐네요. 제가 동생 삶까지 살아내야겠다 늘 다짐하고 있어요.”

한 살 아랫 동생이 떠난 지 1년이 넘었지만 이화선은 눈물 먼저 울컥 나올 정도로 동생에 대한 그리움이 여전하다. 그런 그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제가 너무 힘들어보이니까 여기저기 좋은 상담실을 소개시켜주시는데 이 정도 슬픔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제 일상에는 늘 동생이 있기를 바라요. 늘 껌딱지 같이 끈끈한 자매였거든요. 동생은 핸드폰에 ‘별이 되면…’이라고 시작한 유서가 있어요. 그 중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삭제해달라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그건 못 지키겠더라구요. 동생의 채취를 느끼고 싶을 때 거기라도 들어가봐야 하니까요.”

이화선은 결국 삶의 근원적인 힘은 가족이라고 말한다.

“가족이라는 것이 때로는 징글징글하지만 버팀목인 것 같아요. 지금 엄마와 저 밖에 남지 않아서 서로 더 걱정하고 또 서로를 보며 힘을 내기도 하거든요. 제가 동생 몫까지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엄마 역시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건 건강한 거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매일 운동하세요.”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결혼에 대해 이화선은 어떤 마음일까?

“결혼하고 싶죠. 근데 솔직히 썸은 몇 번 타봤는데 진전이 안 되더라구요. 여유가 생기지 않는 것 같아요. 가족과 일에 에너지를 좀 더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가족이란 존재가 가볍지 않는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아니까 어려운 것도 있어요. 더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하는 거니까 늦더라도 신중하려 해요.”

드라마로 활동 시동을 건 이화선의 내년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는 단계지만 한 예능에서 섭외 연락이 왔어요. 거의 15년 만에 예능 나들이라고 할 수 있죠. 좋은 기회로 내년에는 활동의 폭을 넓혀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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