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이승엽이니까 가능? 아무나 적용되지 않는 '믿음의 야구'

2020. 11. 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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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한국시리즈가 끝났다. 'V1'의 꿈을 이룬 NC는 집행검 세리머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해낸 두산은 끝내 이번에는 '업셋 우승'에 도달하지 못했다.

두산의 2020년 마지막 경기는 잔혹했다. 6회까지 득점 조차 없었다. 25이닝 연속 무득점. 결국 역대 한국시리즈 연속 최다이닝 무득점 기록을 경신하는 굴욕까지 맛봤다.

무엇보다 4번타자 김재환의 침묵이 뼈아팠다. 김재환은 타율 .043(23타수 1안타)로 초라하게 한국시리즈를 마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6차전 4번타자 역시 김재환"을 외치며 끝까지 김재환을 4번 타순에 기용하는 '믿음의 야구'를 펼쳤지만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

김재환은 7회초 두산의 연속 이닝 무득점을 깨는 타점을 올렸으나 이마저도 내야 땅볼이었고 이미 NC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간 뒤라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이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2015년에는 류중일 감독이 최형우를 향해 끝없는 믿음을 보였으나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타율 .095(21타수 2안타)로 주저 앉으며 부활하지 못했다.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꿈꾸던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1승 4패로 밀리며 두산에 우승을 내줬다.

'믿음의 야구'를 성공한 사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국민타자' 이승엽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승엽은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마지막 타석 전까지 시리즈 타율 .100(20타수 2안타)로 헤매고 있었다. 그럼에도 김응용 감독은 이승엽을 향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고 이승엽은 9회말 극적인 동점 3점포를 터뜨리며 믿음에 보답했다. 이어 터진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삼성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그랬다. 김경문 감독은 예선 7경기에서 타율 .136(22타수 3안타)로 깊은 부진에 빠졌던 이승엽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이승엽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터뜨리면서 '약속의 8회'를 연출했고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선제 홈런포를 가동하며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룩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정말 이승엽이라 가능했던 일일까. "팀의 중심타자라면 언젠가는 터진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지만 아무에게나 적용되는 일은 아닌 듯 하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동점 3점홈런을 터뜨리고 기뻐하는 이승엽.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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