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옐런 돈줄 죄기 나선다..'505조 전쟁' 시작

강남규 2020. 11. 2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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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 경기부양에 쓰고 남은 돈을
옐런이 쉽게 쓰지 못할 계정에 편입
곳간에 대못질해 추가 경기부양 제약
차기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왼쪽)과 현 장관 스티븐 므누신. [AP=연합뉴스]

미국 재무부에선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 장관인 스티븐 므누신이 아직 쓰지 않은 긴급 지원자금 4550억 달러(약 505조원)를 차기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이 손쉽게 쓰지 못 하게 할 계획”이라고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문제의 4550억 달러 가운데 90% 이상이 연방준비제도(Fed)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중소기업의 밀린 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등에 쓰고 남은 돈이다.

최근 므누신은 제롬 파월 Fed 의장에 편지를 띄워 “Fe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쓰지 않은 돈을 돌려받겠다”고 했다.

여기서 므누신은 한 걸음 더 나간다. “돌려받은 자금을 올해 봄에 제정된 지원법(Cares Act)에 따라 편성된 경기부양펀드의 일반 회계계정에 넣어둘 예정”이라고 재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그런데 일반 회계계정에 있는 돈은 미 의회가 정한 규정에 따라 쓸 수 있다. 재무장관의 뜻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재정을 보는 민주-공화 시각차 커
미 의회는 정치적으로 작동 불능상태(gridlock)다.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 진영인 므누신 현 장관이 의회를 통해 차기 장관의 돈줄을 죄려고 하는 셈이다.

므누신의 움직임은 차기 정권을 골탕먹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공화당)는 추가 경기부양 규모와 세부 항목을 놓고 지루하게 맞서왔다.

민주당은 2조 달러를 훨씬 넘은 초대형 부양을, 트럼프·공화당 쪽은 미니 경기부양을 선호했다. 선호의 이면엔 경제와 국가 재정을 보는 시각과 정치적 입장이 똬리를 틀고 있다.

므누신이 묶어두려는 돈 4550억 달러 가운데 4290억 달러는 Fed에서 돌려받은 것이다. 나머지 260억 달러는 재무부가 일반 기업에 직접 빌려줬다가 상환받은 자금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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