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3만, 비트코인은 1만9,000달러 돌파..넘쳐 나는 돈에 무섭게 오른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김영필 기자 2020. 11.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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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와 대규모 유동성이라는 공통점
테슬라 시가총액 5,000억달러 넘어
"내년은 비트코인의 해" 주장도 제기
미국서는 주택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
"시장이 펀더멘털보다 앞서" 우려 커
코로나19로 풀린 돈이 증시와 주택,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를 수 있는 건 다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비트코인 얘기인데요. 2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54.97포인트(1.54%) 오른 3만46.2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3만선을 돌파했는데요. 비트코인 가격도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날 비트코인은 1만9,392달러까지 치솟아 2017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만9,000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역대 최고치(1만9,783달러)가 눈 앞입니다.

둘의 공통점으로는 저금리와 대규모 유동성이 가격상승의 한 원인이라는 점을 찾을 수 있겠는데요. 급등하는 증시와 비트코인 얘기,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증시 내년에도 오른다"...테슬라는 시총 5,000억달러 넘어
월가에서는 증시 상승의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강한 경기회복 기대 △트럼프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인계 시작 등이 그것인데요.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예방효과 90% 이상 백신을 의미하고 강한 경기회복에는 백신 접종 개시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재무장관 지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인수인계 시작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덜었다는 얘기지요.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옐런 낙점 소식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관심은 앞으로입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에 나와 “시장 전체가 내년에 더 오를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그는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고 백신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그러면서 경제회복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대규모 유동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과 내년 경기회복 기대감에 다우지수가 3만을 넘어섰다. /AP연합뉴스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전략가 역시 “우리는 연준과 그들의 통화정책, 정부의 부양책에 감사해야 한다”며 “증시 상승은 좋은 소식이 있기 때문이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백신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성장률이 더 좋아질 것이고 기업 이익도 우리 예상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조시 브라운 리트홀츠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나는 지금 43살이다. 그동안 회의적이었지만 내 생애에 다우가 10만을 찍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희망가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요.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3.53포인트(6.43%) 급등한 555.3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로써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넘어섰는데요. 이대로라면 1조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불가능한 얘기만은 아닌 듯합니다.

개인투자 계속 증가...부양책 지연 등 요철 감안해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금리와 “쌀 때 산다”는 투자전략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해석했는데요. 현금을 쌓아두지 말고 위기가 닥쳤을 때 매입해야 한다는 지난 10년간의 공식을 펀드매니저와 소액투자자, 주식투자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이용자들이 충실히 따랐다는 겁니다. 실제 다우지수는 지난 3월보다 60% 이상 상승했고 테슬라는 올 들어 6배, 모더나는 약 5배 올랐지요. 주요 기술주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증시가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6대4의 법칙, 즉 60% 주식과 40% 채권투자라는 공식은 이제 많은 부분에서 깨졌다는 게 WSJ의 분석입니다.

케인지언인 옐런 전 의장이 재무장관에 지명됐지만 공화당은 대규모 부양책은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리스크가 있습니다. 당장 추가 경기부양책이 문제지요. 케인지언인 옐런 전 의장의 재무장관 임명에도 공화당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년 1월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도 변수고요. 특히 부양책이 계속 늦어지면 미국 경제도 타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줄리안 엠마누엘 BTIG의 최고 주식·파생상품 전략가는 “부양책의 부족이 경기하강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는데요. 오바마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잭 루는 “의회가 (추가 부양책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내년 2월 사이에 엄청난 손실이 경제에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여전히 주가가 과도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데요. 억만장자인 레온 쿠퍼맨은 대규모 유동성에 증시과열이 지속하면서 어느 순간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그는 “연준이 버스를 운전하는데 위험한 커브를 따라 사람들을 점점 더 멀리 내몰고 있다”며 “파티가 끝나면 누가 청구서를 지불하느냐. 누군가는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우 3만도 의미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탐욕이 끼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기술주 쏠림에 대한 위험도 있지요. 대형 기술주 비중이 S&P 500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실적이 꺾이면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에드 야데니도 시장이 펀더멘털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폭등하는 비트코인...내년 말까지 최소 2배 전망도
시장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랠리는 과거와 다르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연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에 비트코인이 주요 투자자들의 헤지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죠. 비트코인은 공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통화가치하락을 막을 수 있는 좋은 투자수단이 됐다는 겁니다. 투자전문지 배런은 “억만장자와 기관투자자들이 연준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이유로 디지털 자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금도 같은 이유로 가격이 오르지만 올 들어 비트코인만큼 선전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실제 금은 이달 들어 2% 넘게 떨어졌다는 게 배런의 분석입니다.
대규모 유동성에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내년 말까지 최소 2배, 많게는 10만달러까지 간다는 주장이 나온다. /AFP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앞으로 비트코인의 공급부족은 더 심해질 것이고 이에 따른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결국 높은 가격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토니 고든 트레이딩애널리시스닷컴 창업자는 “공급이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근본가치를 책정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개인 분석을 토대로 7만4,00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는데요.

마크 테퍼 스트래이터직 웰스 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테슬라와 어느 정도 비교할 수 있다”며 “테슬라는 올해 500% 이상 상승했다. 내 생각에 비트코인은 2021년의 테슬라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말까지 10만달러를 찍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4만달러로 2배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주택가격도 뛰고 있습니다. 증시, 집, 비트코인까지 오를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오르고 있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입니다. 경제의 하방위험을 잘 보면서 욕심을 부리면 안 되겠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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