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인정했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최하는 미국레코딩아카데미는 24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후보 발표회에서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지명했다. 지난해 초 시상자로 그래미에 첫 발을 들인 뒤 2년여 만에 이룬 쾌거다. 그간 그래미 어워즈 수상을 목표로 밝혀온 방탄소년단은 이번 노미네이션으로 자신들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다이너마이트’와 트로피를 겨룰 노래는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운 디아’(UN DIA), 저스틴 비버·쿠아보의 ‘인텐션스’(Intentions),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Rain On Me)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Exile)이다.
하지만 ‘다이너마이트’는 달랐다. 발매 첫 주 빌보드의 ‘팝 송스 라디오 차트’에서 30위를 기록했고, 이후 꾸준히 순위를 높여 최근에는 7위까지 올랐다. 이에 힘입어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 발매 첫 주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핫100 정상에 올랐고, 두 달 넘게 최상위권 순위를 지켰다. 정민재 평론가는 “현지 팝 가수들과 비교했을 때 (방탄소년단은) 떨어지는 지표가 없다”면서 “음반(‘맵 오브 더 소울: 7’)도 많이 팔렸고 히트곡(‘다이너마이트’)도 나왔고, 만약 투어를 했다면 그 규모도 상당했을 것이다. 모든 지표를 종합하면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은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레코딩아카데미가 백인 중년 남성 중심으로 꾸려진 탓에 시상 경향이 보수적이고 배타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17년 제59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프랭크 오션, 드레이크, 카녜이 웨스트, 저스틴 비버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그래미의 편향성에 보이콧으로 맞섰을 정도였다. 지난해에도 방탄소년단이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되지 않자, “BTS의 그래미 불발이 레코딩아카데미의 맹점을 드러냈다”(포브스) “시상식에서 K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팝 시장의 일상적인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롤링스톤) 등의 비판이 나왔다.
그래미 측도 2018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레코딩아카데미는 오는 2025년까지 투표인단의 여성 비율을 두 배로 늘리기로 하는 등 TF가 지난해 말 내놓은 다양성 및 포용성 관련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이런 계획이 실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레코딩아카데미에 새롭게 합류한 회원 가운데 여성과 남성은 48%로 동률이었고, 인종별로는 백인이 50%로 가장 많았다. 아프리카계는 21%, 히스패닉과 아시아계는 각각 8%와 3%에 그쳤다.
정민재 평론가는 “그래미 어워즈는 켄드릭 라마와 비욘세 등 흑인 아티스트들이 ‘명작’이라고 부를 만한 음반을 냈는데도 본상을 주지 않는 등 보수적인 시상 경향으로 비판 받았다”면서 “최근 몇 년 간 여성이나 유색 인종을 레코딩아카데미 회원으로 많이 받는 등 다양헝을 추구하려는 측면은 있으나, 아직은 (여성·유색인종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의 노미네이션을 ‘그래미 어워즈가 아시아 음악을 포용하고 있다’고 보는 건 다소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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