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해 보낸 명지대 김태진 감독, "경기 중 소통이 큰 힘"

이재범 2020. 11. 25.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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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경기 중에 소통이 된 것도 결과적으로 볼 때 큰 힘이 된다. 명지대는 수비와 리바운드를 항상 신경 써야 한다는 걸 선수들이 인지하는 게 큰 힘이다.”

23일 열린 2020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를 끝으로 모든 대학들은 2020년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제는 새롭게 입학할 신입생들의 합격 소식을 기다린 뒤 2021년을 준비하는 동계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12개 남자 1부 대학 중에서 두 개 팀이 새로운 감독과 함께 한 해를 보냈다. 그 중 한 팀이 명지대다. 명지대는 조성원 감독이 LG로 자리를 옮기자 전자랜드에서 오랜 기간 코치를 역임한 김태진 감독을 선임했다.

김태진 감독이 이끈 명지대는 올해 열린 대학농구리그 1차 대회에서는 3패, 2차 대회에서는 1승 2패를 기록했다. 비록 결선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2차 대회 중앙대와 마지막 경기에서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0-97로 졌다.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내용상 진 경기”라고 표현했다.

대학 감독으로 첫 해를 보낸 김태진 감독은 전화 통화에서 “즐겁게 보냈다. 제가 생각했던 방향성이 맞은 것도, 틀린 것도 있어서 공부가 잘 되었다”며 “졸업생이 있는 반면 신입생이 새로 들어와서 장기적인 명지대만의 플랜을 짜야 한다. 팀 컬러가 변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연계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데뷔 첫 해를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데 계획성 없이 열심히 한다. 이것도 배운 것 중 하나다. 제가 플랜을 짜주는 것도 있지만, 선수들 스스로도 플랜을 짜서 할 수 있도록 인지시키면 팀이 더 좋아질 거다”며 “드래프트에서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서 성공 확률을 1%라도 높이려면 팀 플랜과 개인 플랜을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걸 느꼈다. 동계훈련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 플랜을 가지고 선수들에게 숙제를 줬는데 그걸 꾸준하게 이어나가는 게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태진 감독은 올해 계획대로 잘 되었던 부분을 묻자 “수비와 박스아웃, 리바운드를 충실해야 한다는 걸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처음에는 못 했는데 1차 대회와 2차 대회를 치르면서 리바운드와 수비의 문제점, 실점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랬더니 선수들이 이것만 잘 하면 이길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중앙대와 경기에서 그런 부분을 잘 해줬다”며 “우리 팀이 이런 게 되었을 때 이길 수 있다는 걸 저도, 선수들도 함께 인지했다. 또한 경기 중에 소통이 된 것도 결과적으로 볼 때 큰 힘이 된다. 명지대는 수비와 리바운드를 항상 신경 써야 한다는 걸 선수들이 인지하는 게 큰 힘이다”고 답했다.

잘 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김태진 감독은 “공격에서 보완이 되어야 한다. 저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프로에서 선수들을 가르쳤을 때 10가지 중 5가지 정도만 주문하면 나머지까지 모두 이해를 한다. 그렇지만, 대학은 1~2가지만 빼놓아도 이해를 못할 수 있다. ‘이 정도는 되겠지’, ‘이 작전은 되겠지’ 하는 것들이 안 될 수 있다. 그래서 더 세세하게 구체적으로 훈련을 해야 한다. 기존의 작전에서 여러 옵션까지 더 설명을 해줘야 선수들이 이해를 빨리 한다. 저도, 선수들도 함께 이해를 해서 경기를 치르는 게 과제다”라고 보완할 점도 언급했다.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문시윤의 득점력이 돋보였다. 문시윤은 1차 대회에서 평균 32.3점을 올렸다. 2차 대회에서는 수비에 좀 더 많이 치중해 평균 12.7점에 머물렀다.

김태진 감독은 “공격적인 부분에선 생각보다 성공률이 올랐다. 공격이 잘 되어서 다음 경기에서도 공격만 생각했다. 득점을 잘 하면 상대팀이 수비를 준비하고 나오기에 여기에 대비를 해야 한다”며 “팀이 잘 되려면 수비와 리바운드가 중요한데 문시윤이 이 부분에서 제일 큰 문제를 드러냈다. 이번 동계훈련에서 수비와 리바운드까지 압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팀까지 좋아질 거다.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폭넓은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상대 선수들이 함지훈이나 오세근을 어떻게 수비하는지 보라고 조언했다. 문시윤은 빨리 이해하기에 동계훈련 동안 잘 다듬을 수 있다”고 문시윤이 보완할 점까지 설명했다.

김태진 감독은 지난해까지 드래프트 현장에서 구단 관계자였다. 올해는 반대로 대학 관계자로 현장을 지켰다.

김태진 감독은 “우스개 소리인데 저를 전자랜드 관계자로 알고 인사하는 분도 계셨다”며 웃은 뒤 “신경이 많이 쓰였다. 드래프트 현장을 반대 입장에서 겪었다. 제자들이 제발 프로에 가길 바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했다. 새로웠다. 또 앞으로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프로에 갈 수 있는지도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김태진 감독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마음이 아팠다. 트라이아웃은 9시 30분부터 시작인데 8시 30분에 현장에 갔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때문에) 1층으로 내려가지 못해서 입구에서 구단 관계자들을 기다리며 인사를 했다. 잘 알고 지냈던 관계자들도 그 순간에는 냉소적으로 변했다. ‘저도 그랬겠구나’ 싶었다.

내년 준비를 더 잘 해야 한다. D리그를 운영하는 팀과 연습경기를 하자고 하고 있다. 문시윤도 농구 늦게 시작해서 연습경기를 계속 해야 한다. 키 큰 선수들은 포지션 변경도 연습경기를 통해서 연습해야 한다. 여기서 드러난 부족한 걸 훈련한 뒤 또 연습경기를 하며 보완해나가야 한다.

훈련을 많이 하면 좋지만, 연습경기까지 많이 하면 선수들과 소통이 되고, 선수들의 기량 파악도 가능하다. 이런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 선수들도 각 구단에 선보일 수 있다. 연습경기를 통해 명지대 선수들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내년에 더 많은 연습경기가 가능하고, 결국 우리 선수들이 프로에 가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들을 수 있다.”

이제는 2021년을 준비해야 한다. 김태진 감독은 “장단점을 파악해서 선수들에게 맞는 숙제를 내줬다. 가드는 패스, 슈터는 슛, 센터는 더블팀 대처 요령 등이다. 공격에서는 신입생까지 고려해서 우리 팀에 적합한 전술을 짜고,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적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며 “수비에서도 상대팀에 맞춰서 몇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은 수비를 어려워할 거다. 그래서 많이 연습시켜야 한다. 또 프로에 가는 것도 대비해야 해서 신장이 좋은 선수들은 스몰포워드로 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팀도, 선수도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이런 계획대로 동계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했다.

김태진 감독이 이끄는 명지대는 조성원 감독이 다져놓은 빠른 공격을 기반으로 수비와 리바운드까지 충실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지 못한 명지대가 차근차근 전력을 다지며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본다.

#사진_ 점프볼 DB(한필상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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