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를 공감으로..'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전시회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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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 경영진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를 찾아 전시회를 관람했다.
예술적 소양을 쌓는 차원을 넘어 역사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무조건적인 혐오의 문화'를 '공존과 공감의 문'화로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느끼고 체험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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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 경영진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를 찾아 전시회를 관람했다. 예술적 소양을 쌓는 차원을 넘어 역사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무조건적인 혐오의 문화’를 ‘공존과 공감의 문’화로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느끼고 체험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경영진이 찾은 장소는 지난 19일부터 개막한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전시회다. 혐오와 편견이 어떻게 증폭돼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오는지 미술 작가들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전시로, 최근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회를 찾은 SK 최고경영자(CEO)들은 최 회장 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유정준 SK E&S 사장 등이다. 이 전시회는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민간 최대 규모의 사회적 가치 축제인 SOVAC의 11월 행사 일환으로 티앤씨 재단이 주관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 일행은 3층 ‘균열의 시작’부터 시작해 전시장을 모두 돌면서 작품들을 꼼꼼하게 감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소한 거짓 정보가 어떻게 ‘인종청소’라는 인류의 비극을 낳게 됐는지 작품들을 통해 소개됐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을 비롯한 인류사의 참혹한 비극이 혐오와 차별에서 시작됐으며, 이 같은 혐오 범죄는 역사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 오늘날에까지 편견과 증오, 차별 등과 맞물려 끊임없는 폭력과 갈등으로 이어져 왔다는 게 이들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다. 또 누구나 혐오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때로는 가해자이자 방관자도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먼저 이용백의 ‘브로큰 미러’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덧댄 거울에 총알이 관통하는 영상을 입혀 ‘보이는 것은 모두 존재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굉음을 내며 날아온 총알에 산산조각이 나는 거울 앞에서 관람객은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일본 작가 료타는 작품 ‘LOST#13’을 통해 왜곡과 과장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준다. 어두운 공간, 정적 속에서 조명을 단 작은 모형 기차가 천천히 레일을 따라 움직인다. 기차 조명이 만드는 그림자로 벽면에는 터널과 다리 등 거대한 이미지가 생겨난다. 레일 주변에 놓인 사물은 그저 작고 평범한 일상 소품일 뿐이다.
성립은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개인이 군중 속으로 들어가 ‘익명의 누군가’가 되는 모습을 그린다.
권용주는 굴뚝 머리로 연기를 내뿜는 인간, 하나의 찢어진 입을 나누고 있는 남녀 조각 등으로 획일화된 사상과 과장된 선전을 비판한다.
최수진의 ‘벌레먹은 드로잉’과 강애란의 ‘숙고의 서재Ⅱ’는 혐오가 남긴 상흔을 돌아보고 용서와 화합을 통해 비극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내달 16일까지인 이번 전시는 티앤씨 재단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관람은 무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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