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와 방탄소년단 "팩토리 아이돌 오명 벗는 계기될 것"

신진아 2020. 11. 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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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 "한국 아이돌=팩토리 아이돌"이라 비판하기도
"그래미 후보 지명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성 인정받는 것"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_ABC 굿모닝 아메리카 출연 Life Goes On 무대. 2020.11.24. (사진 = ABC ‘Good Morning America’ 제공)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AP/뉴시스] 방탄소년단 & 릴 나스 엑스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27. realpaper7@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라 가능하면 상을 받고 싶다, 미국 여정의 마지막은 그래미”(RM)라고 밝힌 방탄소년단의 소망은 이뤄질까?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가 25일(현지시간) 후보작(자) 발표를 앞둔 가운데,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 소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콧대높은 그래미, 올해는 BTS 호명할까?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내년 1월 개최하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는 음악인·음반산업자·프로듀서·스튜디오기술자 등으로 이루어진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후보와 수상자를 정한다는 점에서 영화계의 아카데미상과 비견된다. 팝과 클래식을 아우르며,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 등의 주요 부문을 포함해 총 84개 부문이 있다.

하지만 아카데미상과 마찬가지로 힙합 등 흑인음악과 비영어권 음악에 인색했고 백인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불어 대중성이나 상업적 성과보다는 음악적 성취를 중요시해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통한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데이터에 기반해 시상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이미 4년 연속 상을 받았고, 팬 투표로 시상하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3년 연속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래미에선 2019년 61회 그래미에서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을 디자인한 회사가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후보에 오른 게 전부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세계 음악 시장을 강타하며, 61회 때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시상자로 참석했고 올해 62회 그래미엔 래퍼 릴 나스 엑스 등과 합동무대를 펼친 바 있으나, 후보에 오른 적은 없다.

이에 지난해 그래미 후보작 발표 이후 미국 음악계는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즈' 배제를 두고 여전히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전문 포브스는 'BTS의 2020년 그래미 불발이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의 맹점을 드러내다'며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올해는 과연 콧대 높은 그래미가 '아시아의 비틀즈'에게 문호를 개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올해는 방탄소년단이 이룬 성취가 눈부시다.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4집 앨범 ‘맴 오브 더 솔:7’이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2018),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2018) 그리고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2019)에 이어 통산 네 번째로 빌보드의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 8월, 싱글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며, 전 세계 음악시장을 강타한 까닭이다.

외신들도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후보 지명 가능성을 잇달아 점쳤다. 빌보드는 '다이너마이트'가 이른바 그래미 4대 본상(제너럴 필드) 중 하나인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장르 부문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 가능성도 많이 거론된다.

■ 후보 지명 "BTS의 대중성에 음악성, 정통성까지 인정받는 셈"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대중음악평론가)는 “그래미의 보수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가 유력해보인다”면서도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며, 동시에 방탄소년단의 대중성뿐 아니라 음악성까지 인정받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시아 작품이 조금씩 주목받았던 영화계와 달리 미국 음악계엔 비서구권의 비영어 노래가 주목할 상을 받은 적이 없다”며 “만약 후보 지명에 이어 수상까지 한다면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작품상 수상 못지않게) 문화적, 사회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가온차트의 김진우 수석연구위원도 “그래미는 미국 음악 업계 사람들이 주는 상”이라며 “만약 그래미 후보에 오른다면 방탄소년단은 팬덤형 아이돌에서 출발해 대중성을 얻은 데 이어 팝의 고장에서 정통성까지 인정받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으로 이 세 가지 모두를 이룬 아이돌은 방탄소년단뿐”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수석연구위원은 “앞서 미국 언론이 한국 아이돌 그룹을 ‘팩토리 아이돌’이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만약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후보에 오른다면, ‘팩토리 아이돌’이라는 오명을 벗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규탁 교수는 외신의 '블랙핑크 신인상 후보' 예측에 대해서는 “만약 그것이 이뤄진다면, 역시나 놀랄 일”이라며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 분위기의 수혜를 블랙핑크가 입게 되는 것이자 동시에 그래미가 이를 통해 자신들의 다양성을 증명할 수도 있다”고 봤다.

■ "케이팝은 단지 문화상품 아닌 다양성의 상징"

케이팝은 미국과 유럽에선 단지 한류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이라기보다 다양성의 상징으로 통한다. 이규탁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선 비주류 인종이나 민족 그리고 진보적 취향의 백인이 케이팝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태국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젊은층이 케이팝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세계 젊은이들에게 케이팝은 그들의 사상이나 생각을 드러내는 문화적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신보 'BE'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의 앨범에 비해 잔잔하고 조용한 비트의 음악이 절반 이상 차지해 흥미로웠다”며 “음악이 주는 강렬함은 줄었으나 뮤직비디오나 가사가 주는 메시지나 위로, 편안함의 정서에 있어선 다른 앨범보다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줬고,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고 느끼게 했다"고 호평했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후보 지명은 성장세인 케이팝의 산업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팝의 폭발적인 음반판매량(톱400 기준)이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가온차트 집계 이후 최고치를 거둘 전망이다. 음반판매량은 2017년~2018년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워너원, NCT 등의 앨범이 많이 팔리면서 가파르게 성장했고, 2019년이 다소 둔화됐으나 올해 다시 가파른 성장세다.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NCT, 세븐틴, 블랙핑크, 갓세븐,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케이팝의 허리층이 단단해 제2, 제3의 방탄소년단이 나올 확률이 높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와 글로벌 팬덤의 확장에 힘입어 톱400기준 지난해 2500만장에서 올해는 최소 3500만장, 최대 4000만장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피지컬 앨범시장은 초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탄소년단 #그래미 #빅히트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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