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말 분위기 실종..거리두기 2단계 속 식당들 낙담

최재훈 2020. 11. 2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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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음식 포장해 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술자리 분위기는 막 무르익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돼 식당 내 영업이 오후 9시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식당 내 자리를 지키며 술과 음식을 마시던 손님들도 제한 시간인 오후 9시가 다가오자 직원 안내에 따라 별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서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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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있는 가게 찾기 힘들어.."정상화 기다릴 뿐 할 게 없다"

(의정부·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권숙희 최재훈 기자 = "남은 음식 포장해 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24일 오후 9시께,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의 한 고깃집에서 술을 마시던 일행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왔다.

텅빈 거리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가 실행된 24일 저녁 의정부시의 한 번화가의 한산한 모습.

술자리 분위기는 막 무르익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돼 식당 내 영업이 오후 9시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근처 횟집에서 과메기를 포장해 한잔 더 하자"고 호기롭게 외치는 일행도 있었지만 이내 헤어져 각자 집으로 향했다.

이 가게처럼 1∼2개 테이블이라도 손님이 있는 가게는 그나마 분위기가 좋은 편이었다. 작년이었으면 연말 분위기에 붐볐던 이 식당가 거리는 오후 8시가 넘어서자 1명이라도 손님이 있는 가게를 찾기 힘들었다. 거리도, 식당 안도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는 점주들 모습만 보였다.

식당 내 자리를 지키며 술과 음식을 마시던 손님들도 제한 시간인 오후 9시가 다가오자 직원 안내에 따라 별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서는 분위기였다.

다른 지역 식당가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라페스타 거리에 있는 한 정육 식당은 저녁 시간인데도 20여 개 테이블 중 단 2자리만 손님이 앉았다.

오후 8시 20분을 넘겨 영업 종료 시각이 다가오자 직원들은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며 "저희 영업시가 30분 남았습니다"라고 안내했다.

손님들은 하나둘씩 계산을 마치고 아쉬운 표정으로 가게를 빠져나갔다. 한 손님은 "오후 9시까지 결제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점원과 반농담으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지만, 곧 가게를 떠났다.

임대문의 [촬영 최재훈]

저녁 시간 텅 빈 가게 안에서는 가끔 주문 전화벨만 울렸다. 일부 분식집 등 식당들은 배달로 꽤 바빠 보였다. 텅 빈 거리로 배달 기사들의 오토바이들이 바삐 다녔다.

식당 점주들은 "더는 버티기 힘들다"며 입을 모았다.

고양시에서 정육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1)씨는 "지난주 평일 10팀이 찾았는데 어제는 4팀, 오늘은 2팀이 전부"라며 "연말을 앞두고 각종 회식과 송년회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장사를 접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부시의 한 먹자골목에는 곳곳에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임대 문의' 표지가 달려있었다.

이곳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A씨는 "배달도 해보고 가게 인테리어도 바꿔봤지만, 손실이 전혀 회복이 안 된다"며 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시간 변경 [촬영 권숙희]

의정부역 인근 한 24시 김밥집 주인은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가게 특성상 새벽에 찾아오는 손님 매출이 큰데 심야 영업이 불가능해져서 타격이 크다"고 한탄했다.

인근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고정석(43)씨는 "부인과 맞벌이인데 이제 생활고가 시작됐다고 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고통이 매우 크다"면서 "다만,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가 힘든 시기이니까 조만간 백신이 나오길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 상인들 모두가 금전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재난지원금이라든지 이런 정책으로 자영업자들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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