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 들인 농산물 조리법..상품화는 '실패'
[KBS 춘천]
[앵커]
강원도 내 일부 시군이 지역 농산물의 판매를 늘리겠다며, 조리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산을 수천만 원씩 썼는데요.
하지만, 이 조리법을 활용한 음식은 시중에선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김영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춘천의 특산품을 사용한 간식 조리법입니다.
춘천산 멜론과 복숭아를 30% 이상 넣어 만드는 아이스크림입니다.
이 조리법은 9달 전에 완성돼 외식업체 10곳에 보급됐습니다.
하지만, 이 조리법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맛볼 수 없습니다.
재료도 없고 수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식품제조 업체/음성변조 : "아직 하고 있는 것은 없어요. (재료가 나오는) 철이 다 틀리니까요."]
이렇게 춘천시가 개발한 간식은 19가지입니다.
예산 3,000만 원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품으로 나온 건 없습니다.
양구군도 비슷합니다.
군비 1,5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개발한 곰취 머핀과 파프리카 물김치 등 14개 음식 조리법은 개발 이후, 보급 단계에서 멈췄습니다.
양양군이 2,000만 원으로 개발한 버섯을 활용한 전통음식 조리법도 식당 한 곳에 보급됐다가 반년 만에 메뉴에서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한 조리법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이유는 제품 생산의 경제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재료인 과일 등 지역 농산물이 사계절 내내 생산되지 않아 재료 수급이 들쑥날쑥하고, 구입 단가가 높아 판매 경쟁력이 없는 겁니다.
이런 단점이 조리법 개발 사업 초기에 제기됐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강종원/강원연구원 연구위원 : "공급이 안 되면 생산물을 만들기가 좀 어렵죠. 4계절로, 연중으로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는 유통 가공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조리법을 만드는데 수천만 원씩 세금을 썼지만, 사전에 타당성 검토는 철저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김영준 기자 (yjkim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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