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사별 경험한 저소득층 노인이 치매 가능성 더 크다
박상영 기자 2020. 11. 24. 21:43
[경향신문]
배우자와 사별한 70대 노인은 인지능력 저하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상대적 빈곤층인 경우 치매 가능성은 더 높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4일 발표한 보고서 ‘노년층의 사별 경험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치매 정책에의 함의’를 보면 71세 이후 사별을 경험한 경우에는 이전에 비해 인지능력점수가 약 0.65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가 미치는 효과의 두 배에 달하는 충격이다. 71세 이전에 사별을 경험한 고령자의 경우에는 인지능력에 부정적인 효과가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다.
인지능력은 기억력과 집중력, 언어·계산 능력 등을 의미한다. 이환웅 조세연 연구위원은 “인지능력 저하는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해 사별을 경험한 개인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장기적으로 치매 증상을 나타낼 확률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위 가구소득 50% 미만인 상대적 빈곤층에서 사별 경험은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반면 가구소득이 높으면 사별의 부정적인 효과는 역으로 감소했다. 이 연구위원은 “사별 이후의 노동 여부가 부정적인 효과를 일정 부분 억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된다면 인지능력 저하를 막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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