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남양주시 '갈등', 형사소송으로 비화 조짐
'비판 댓글 조사' 논란도
[경향신문]
감사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는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갈등이 형사소송 등 법적 다툼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시는 경기도 감사를 이틀째 거부하고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24일 경기북부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 형사상 조치를 심각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조 시장이 밝힌 ‘형사상 조치’ 대상은 경기도 감사관들이다. 조 시장은 “경기도의 적법·정당한 감사는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감사 절차에는 위법성이 있고 일부 감사 내용은 적법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지방자치법 제171조는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사무 감사는 법령 위반에 한정하고 미리 위반사항을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기도의 이번 감사는 이를 위반, 지방자치권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의 댓글 내용과 포털사이트 아이디 조사와 관련해) 특정 광역단체장을 지지하는 댓글은 합법이고, 비판하는 댓글은 법률 위반이라는 정치적 편향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남양주시는 “경기도 감사 직원이 남양주시 직원을 조사하면서 ‘비판적 댓글이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가 대권주자 1위로 올라선 날 올라왔는데 윗 지시가 있었느냐’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혼자 다 뒤집어쓸 수 있다’ ‘댓글 내용을 (감사팀이) 조사한 사실을 외부에 말하지 말라’고 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감사팀은 남양주시 직원들의 포털사이트 아이디와 댓글 내용이 감사 대상에 포함된 것이 정당하냐는 기자 물음에는 이틀째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3일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조 시장과 관련 직원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입건된 나머지 6명은 남양주시청 소속 공무원 등이다. 이 수사는 경기도가 지난 7월 경찰에 고발해 진행됐다.
조 시장은 “변호사 채용이 무척 어려운 상황에서 마침 우리 시 시민리포터로 활동하던 변호사에게 응모를 사전에 안내했을 뿐”이라며 “채용된 당사자는 겸임 금지 의무를 위반해 직위해제됐고, 그의 채용 과정은 정당하고 공정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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