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남은 중환자 병상 25개..전문가 "환자 70% 입원 불필요"
[경향신문]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300명대를 기록하면서, 병상 등 치료자원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수도권에 남아있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총 25개로, 이 추세라면 1주일 내에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대유행에 대비해 저위험군 환자는 독감처럼 집에서 자가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은 24일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개원 6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자 발생 추세를 고려하면 매일 3~4명 정도의 중환자가 발생해 앞으로 2주간 46명 정도의 중환자가 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3일 기준 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수는 모두 125개이며 이 중 사용 가능한 병상은 25개다. 주 실장은 “이 추세대로 수도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한다면 12월 둘째 주부터는 수도권 중환자 병상 부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 1차 유행 때처럼 운영 가능한 전체 중환자 병상 수를 다시 145개까지 확보할 수 있다면, 추가로 1주일 정도 시간적 여유를 더 가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겨울철 유행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질 때를 대비해 젊고 경증인 저위험군 환자는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가 아니라 집에서 자가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5~6%에 달하는 중등증 이상 환자에 조금이라도 증세가 악화될 가능성을 가진 환자를 포함해도 병상이 필요한 환자는 20~30%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 70%가량은 병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이런 분들이 집에서 치료하는 게 규정상 안 되는 일이라서 병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지난 10월13일 자가치료가 가능하다는 규정이 생겼으나, 현재까지 구체적 지침이나 기준이 공표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 70%가량은 집에 머무르면서 열이 나면 해열제를 복용하고, 증상이 더 심해질 것 같으면 적절한 병상으로 이송하는 체계를 만들어야만 이번 겨울 대유행 대비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주 실장은 “가족 중 60세 이상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있는 경우는 자가치료를 적극 권유하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팬데믹에서 우리가 가진 병상 의료자원이 부족한 상황일 때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것인가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를 앓고 나면 심혈관계, 신경계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나 겨울철 가장 흔한 질환인 인플루엔자(독감)와 비교해 후유증이 심한 것 같지는 않다”며 “연구 데이터에 입각해서 보면 모든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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