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호 외교안보 '투톱'에 동맹·다자주의 복원 있다
국가정보국장엔 여성 헤인스..인종 등 '다양성' 강조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3일(현지시간) 국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팀 진용을 발표했다. 주요 인사 면면을 볼 때 동맹 및 다자주의 복원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대화·제재 병행을 통한 단계적 비핵화 방식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정반대 방향을 추구하겠다는 뜻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바이든 당선자는 인수팀 홈페이지를 통해 국무부 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국토안보부 장관에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내정했다.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국가정보국장(DNI),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는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 지명됐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대통령 기후특사로 내정됐다.
특히 동맹강화 및 다자무대 복귀에 대한 바이든 당선자 의지가 드러났다. 외교안보 투톱을 맡을 블링컨 후보자와 설리번 내정자는 ‘미국 우선주의 폐기 및 동맹 복원, 국제무대에서 미국 주도권 회복’ 등을 골자로 하는 바이든 당선자 외교안보 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블링컨 후보자는 지난 7월 허드슨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기후변화든, 감염병 대유행이든, 나쁜 무기의 확산이든 어떤 문제도 혼자서 풀 수 있는 해법은 없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자 인수팀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참석 대상에 포함시킨다고 한 것도 다자주의 복원 의지로 풀이된다.
대북 정책도 ‘톱다운’ 방식을 선호했던 트럼프 행정부와 대조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후보자와 설리번 내정자는 인터뷰와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친서외교 등을 비판하고,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무대로 끌어내는 단계적 비핵화를 강조해왔다. 블링컨 후보자는 지난해 1월 CBS 인터뷰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군비통제, 장기적으로 군축 과정의 이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대북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을 쥐어짜야 한다”고도 했다.
블링컨 후보자와 설리번 내정자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 7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체결에 관여했던 사실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JCPOA에서 일방 탈퇴했지만 바이든 당선자는 복귀를 시사해 왔다. 미국 언론들이 바이든 당선자가 취임 뒤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 중 하나가 JCPOA 복귀라고 해왔던 만큼, 두 사람은 이란 문제에 우선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인종과 성별을 고루 기용하겠다는 뜻도 드러났다. CIA 등 17개 정보기관을 관리 감독하게 될 헤인스 DNI 내정자는 2004년 설립된 이 기관의 첫 여성 수장이 된다. 35년 경력의 베테랑 외교관 출신인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 후보자는 흑인 여성이다.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자는 쿠바 아바나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이다. 테러 대책과 이민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 수장에 처음 이민자를 앉힌 것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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