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사용자 체감형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 발굴 박차

이지영 2020. 11. 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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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X블록체인 기획 ③ NH농협은행
"공공기관과 협업, 지방지점 인프라가 농협만의 강점"
과기부 '마이데이터 실증 과제' 수행 집중
블록체인 기반 라이프스타일 금융 플랫폼 올해 안에 구축 예정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코로나시대 대비 일환"
NH농협은행은 사용자가 실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2020년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 과제'를 꼽는다. 모바일 단말기에 개인정보를 저장하고 자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받는 부분이 사용자 체감 측면에서 혁신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 3법 개정에 따라 의료·금융·공공·교통·생활·소상공인 등 6개 분야에서 8개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과제를 지난 6월 선정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해당 과제에서 사업자로 선정돼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저축은행, NH농협캐피탈 등 참여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들과 블록체인 기반 라이프스타일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안에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분산신원증명(DID), 모바일 출입증, 자격증명대출, 커스터디 등 전방위에 걸쳐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지난 2월 자사 디지털 R&D 센터 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DID 기반 '모바일 출입증' 시범 적용(PoC)을 마쳤으며, 9월에는 블록체인 기반 자격증명대출 서비스를 적용한 공무원협약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 및 관리하는 커스터디 서비스는 내년 3월 특금법 시행에 맞춰 출시 일정을 유연하게 조율할 방침이다.

"공공기관과 협업이 강점...사용자 체감형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사 블록체인 사업과의 차별점에 대해 '공공기관과의 협업'이라고 짚었다. 이는 내부에서 사업 진행을 결정하는 데 있어 공공성을 가장 크게 추구한다는 기치에서 비롯됐다. 공공기관과 연계해 공공성을 갖춘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사업도 그 방향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이상래 NH농협은행 부행장은 "최근 정부가 블록체인을 범국가적인 기술 인프라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농협의 지향점과 일치한다"며 "나아가 농협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공공기관과 협업을 통해 기관 간의 신뢰를 보강하고, 사용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지향점을 내세워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농협은행은 과기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올해 주관하는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 과제에 사업자로 선정돼 블록체인과 DID를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이름 그대로 정보 주체자인 개인이 본인 데이터의 수집·저장·관리를 스스로 결정하는 체계로, 기업은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정책 등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농협은행이 이번 과제서 제시한 '라이프스타일 금융 플랫폼'은 모바일 단말기에서 결합한 마이데이터로 사용자가 혜택을 받는 라이프스타일 금융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내 휴대폰에 저장된 거래 및 구매 정보, 검색 이력 등을 플랫폼 내 NH투자증권, NH농협생명 등에 제공하면 포인트나 기프티콘 등으로 보상받는 구조다. 현재 금융 서비스 사용자가 자신의 금융거래 기록을 비롯한 개인 정보를 금융사에 제공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보상을 적절히 받지 못하는 실정을 개선한다는 목적에서 탄생했다.

류창보 NH농협은행 디지털R&D센터 파트장은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블록체인과 DID의 기술적 사용 여부가 아니라, 사용자 니즈에 부합된 경험과 혜택 제공이었다"며 "실질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서비스 시나리오에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 과제를 기점으로 내년도 역시 국책과제 수행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류 파트장은 "최근에 가장 큰 비중으로 진행하는 부분은 마이데이터 실증 사업"이라며 "내년에는 좀 더 실용적이고 확장된 사업 모델로 다시 한번 국책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기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주관하는 블록체인 시범 사업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지점·계열사' 인프라로 블록체인 사업 시너지 노려

농협은행은 타 시중은행과 다르게 지방지점 인프라를 통해 수도권 외 지방 사용자를 다수 유치하고 있다. 블록체인 사업에서도 이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류 파트장은 "지방지점 인프라 보유는 타 시중은행과 다른 농협은행만의 강점"이라며 "동시에 이 인프라를 연결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하나의 숙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 숙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지점 내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나 지방 사용자의 서비스 접근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시를 들었다.

실제 사례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지난 9월 선보인 공무원협약대출 상품에 적용한 자격증명대출 서비스는 사용자의 자격정보 등록부터 검증까지 블록체인 기술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몇 번의 온라인 확인 과정을 거쳐 대출 심사와 실행이 이뤄지며, 사용자는 서류 제출을 위한 기관과 은행 방문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류 파트장은 "아직 시행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수화는 어렵지만 정성적인 효과는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은행 지점에서도 방문 사용자 및 업무처리 절차가 줄어 해당 리소스를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서도 성과를 낼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과제에선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저축은행, NH농협캐피탈 등 다양한 금융지주의 계열사와 협력하고 있다. 류 파트장은 "NH농협은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에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많다"며 "현재까지 진행했던 사업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는 실증사업을 통해 농협은행 주도로 신기술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 시대, 블록체인으로 경쟁력 길러야"

농협은행은 코로나 시대 은행 산업에선 블록체인 등 신기술의 접목이 곧 경쟁력이라는 입장이다. 디지털 기술과 비대면화 서비스가 사회 전반에 빠르게 도입되는 가운데 은행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실증 사업과 출시 예정인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모두 이러한 대비의 일환이라고 꼽았다.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는 현재 농협은행을 비롯해 KB국민, 신한, 하나 등 국내 주요 은행사들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진행 상황은 각 행마다 다르지만, 기존에 해왔던 수탁 업무의 자산 범위를 디지털 자산까지 확장한다는 개념은 같다. 농협은행은 지난 6월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술업체 헥슬란트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진출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들을 포함한 외부 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 디지털 자산의 라이프 사이클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커스터디 플랫폼을 출시할 방침이다.

이 부행장은 "블록체인은 신뢰를 요구하는 서비스에 최적화된 인프라 솔루션"이라며 "농협은 신뢰를 요구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활용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용자에게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본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디지털 자산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지 등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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