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사람이 문제다

이규화 2020. 11. 2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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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로 문명을 일구었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것에 불만족을 표한다.

자본주의로 인해 부의 양극화가 일어났고 범죄가 들끓었다고 한다.

수많은 자본주의 치료책들이 나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를 뒤집어놓겠다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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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미래 폴 클리어 지음/김홍식 옮김/까치 펴냄

자본주의로 문명을 일구었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것에 불만족을 표한다. 자본주의로 인해 부의 양극화가 일어났고 범죄가 들끓었다고 한다.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다. 문제는 사람이다. 제도는 숨을 쉬지 않는다. 수많은 자본주의 치료책들이 나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를 뒤집어놓겠다는 듯이 말이다. 그 중 대중에 많이 알려진 것이 아나톨 칼레츠키의 '자본주의 4.0'과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자본과 이데올로기'일 것이다.

그러나 전자는 시장근본주의에 대한 비판이었고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부정은 아니었다. 후자도 마찬가지다. 피케티는 노동소득의 증가속도보다 자본소득의 그것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소수 자본가계층에 부가 집중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도 역시 자본주의 자체를 비난한 것은 아니었다. 좌파적 경제발전론을 옹호하는 폴 콜리어의 이 책도 자본주의를 긍정한다. 하지만 그의 접근방식은 다분히 계몽적이고 온화하다. 그는 '합리적 인간'의 이기심에 호소하는 자본주의 대신 '호폐성의 윤리'에 기반한 온정적 자본주의를 주창한다. 그렇다고 국가가 개입해 도덕을 앞세우는 건 말린다. 그건 정치 선전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여기서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부터 찾아서 단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자본주의의 약점을 보완해가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우선 직면한 현실을 똑바로 보자고 한다. 이데올로기 대립과 대중영합주의가 만연해있다. 그것을 실용주의로 바꾸면 갈등과 격차, 위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 예를 들면 도시 부동산 소유자의 불로소득은 인구밀집에 따른 '집적 이익'이므로 적절한 제도로 공동체 이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차별점은 비록 실천하기 힘들지만, 경제적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윤리적 담론을 진지하게 펼쳤다는 데 있다. 결국 최종 솔루션은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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