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이후, 마중물 어떻게 넣을까

2020. 11. 2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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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코로나19 대응 연구개발지원협의체 사무국장
고경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코로나19 대응 연구개발지원협의체 사무국장

코로나19 시대, 전 세계는 많은 희생을 치르며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초기부터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통해 치료제·백신개발 동향과 연구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추진 계획 등을 점검하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코로나19의 기초연구부터, 정부출연연구소(이하 출연연)의 연구인프라 서비스와 R&D 애로사항 해소를 지원하는 등 R&D 전반에 걸쳐 전략과 방법을 찾아 발 빠르게 준비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소성대(以小成大), 즉 작은 일에서 부터 시작하여 큰 일을 이루어 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지원을 적극행정 중점과제로 지정하여 부처의 역량을 집중해서 추진하고 있다. 출연연의 인프라 및 연구 역량을 통해 코로나19 기초연구와 기업 애로사항 지원 등 R&D 전반에 걸쳐 전략과 방법을 찾아 발 빠르게 준비했다.

전염병 관련 출연(연) 및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응 연구개발지원협의체'가 발족된 것이다. 협의체는 기업의 R&D 애로사항을 해결하여 진단·방역뿐만 아니라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전임상 분야에 질적·양적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WHO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시 영장류 실험을 전임상 필수 항목으로 지정하였고, 이에 따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영장류 연구의 우수한 성과를 통해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후보물질 발굴 및 효능·독성평가 등 전임상 지원에 175억원, 한국형 방역 패키지 개발 등을 위해 220억을 투입했다. 지금까지의 기업 지원성과는 약효분석·동물모델 지원· GLP 독성평가·방역물품 개발 등 R&D 분야 1,808건(340社) 그리고 정보통합 제공 등 비R&D 분야 487,696건(2020.11.16 기준)에 이른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진단 분야를 리드하고 있는가? 진단키트는 K-방역에서 보여줬듯이 전 세계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치료제는 빠르면 올해 말부터 항체·혈장 치료제의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통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지만, 아쉽게도 백신의 주도권은 화이자, 모더나 등 전통적 의약·바이오 선진국인 미국, 영국 등이 갖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대규모 설비와 높은 기술력으로 고품질의 의약품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시설을 갖췄다고 인정받고 있다. 또한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의 방역 수준을 갖춘 덕분에 주요 의약품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히려 해외 백신 제약사들은 여러 이유로 한국과의 계약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 WHO의 백신 공동구매 프로그램(COVEX)을 통해 일정분을 이미 확보한 상태이다. 급한 불을 꺼야하는 타 국가와는 달리, 현재까지 한국은 성공적인 방역 덕분에 백신 계약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해외 백신접종 예후를 확인하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mRNA백신의 안전성·초저온유통·고가(高價)를 모니터링하여 누적 백신효능 검증을 통해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신뢰를 획득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적극행정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정책-국민을 잇는 가교 역할의 '적극행정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적극행정이란 말 그대로 공직자가 창의력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뜻이다. 그동안 모니터링단 전문위원으로서 다양한 적극행정 정책을 평가한 외부적 시선은 우선적으로 박수를 치고 싶다. 지난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에 이어 지금의 코로나19 대응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비상상황에서 적극적 행정의 결과가 국민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온 몸으로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깊은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마중물을 넣고 적극적으로 펌프질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에 놓여진 과제 뿐 만 아니라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하여야 한다. 정책·규제개선·재원마련 등과 같은 창의성과 전문성이 바탕이 되는 효율적인 방향과 비전을 추가적으로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백신주권도 한발 앞서 철저히 준비해야할 것이다. 발 빠른 적극행정은 선도적인 K-사이언스&K-방역을 통한 혁신적 성과, 그리고 미래 비전을 보여줌과 동시에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가치를 재확인 시켜주리라 믿는다. 이 모든 시간·경험·신뢰의 축적은 또다시 다가올 미래 감염병 준비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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