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감성> 절필 선언 이후 7년 만에 신작..詩가 할 일은?

이은주 작가 2020. 11. 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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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안도현 시인이 절필 선언 이후 7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시인은 이번에 출간한 시집에서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요.

메마른 현실에서 시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할까요.

지성과 감성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온기가 그리운 겨울이면 떠오르는 시죠,

‘너에게 묻는다’로 유명한 안도현 시인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2013년, 권력에 저항하기 위해 절필 선언을 한 지 7년만입니다. 

인터뷰: 안도현 / 시인 

“삿대질하고 멱살 잡고 이렇게 싸우는 방법도 있지만 내가 오히려 말하지 않고 내가 발언하지 않음으로써 대응하고 저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싶어서요.”

이번에 출간한 신작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는 서정시의 본령인 성찰과 깨달음에 충실합니다. 

특히 어머니, 고모 등 여성 가족의 사연을 연보처럼 정리한 시는 그 어떤 수사보다 더 시적인 삶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인터뷰: 안도현 / 시인 

“(과거에는) 치장하고 또 뭔가를 멋있게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런 것들이 시가 아니고 어머니나 보통 사람들이 살아온 삶 그 자체가 오히려 시적인 것에 더 가까운 게 아닌가...”

식물을 살피는 일에 관심이 많은 시인은 다섯 줄 미만의 짧은 글을 모아 식물 예찬 시도 공개합니다.

자연의 시간에 따라 순응하며 사는 식물에 경외감을 표현한 겁니다.

인터뷰: 안도현 / 시인 

“가을이 언제쯤 오는지 겨울은 또 언제쯤 오는지 땅에 발붙이고 사는 식물이 우리보다 더 고등한 생물체가 아닌가”

지난 1981년 등단 이후 40년 가까이 때론 치열하게 때론 소박하게 ‘시의 낭만성’을 지켜온 안도현 시인,

‘더 작고 느린 것의 가치’를 발견하는 게 시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안도현 / 시인 

“시는 보통 사람들의 어떤 욕망이 있다면 그 욕망의 반대쪽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많이 가지려고 할 때 조금만 덜 가져도 행복해질 수 있어, 이렇게 말하는 게 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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