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줄이고, 출력 높인 '군사용 레이더 기술' 나와

ETRI, 질화갈륨 기반 레이더 송수신기 집적회로 국산화
부피 450배 줄이고, 무게도 10% 이상 감소시켜

ETRI 연구진이 '레이더 반도체 송·수신기용 질화갈륨 스위치 집적회로' 제작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이 기술은 군사용 레이더와 민간 선박, 기상 레이더 등에 널리 활용할 수 있다. 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레이더 반도체 송·수신기용 질화갈륨 스위치 집적회로'의 웨이퍼를 통해 성능을 시연하고 있다. ETRI 제공

군사용 레이더 송·수신기에 쓰이는 핵심 기술이 국산화에 성공했다. 레이더 스위치 소자부터 집적회로 설계, 제작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술로 완성한 것으로, 향후 국방 분야 레이더 기술 자립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DMC융합연구단이 C-대역과 X-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레이더 반도체 송·수신기용 질화갈륨 스위치 집적회로'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레이더는 원거리 탐지와 정찰을 위해 높은 출력을 내야 하고,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밀도 소자를 필요로 한다.

레이더의 송·수신기는 송·수신 스위치, 전력 증폭기, 저잡음 증폭기 등을 모듈 형태로 제작하는 데, 이 중 송·수신 스위치는 송수신 모듈 수 천 개를 사용하기 때문에 레이더 부피가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력 밀도가 높고, 열 전도도가 뛰어난 질화갈륨을 이용해 가로 1.3㎜, 세로 1.55㎜, 폭 0.11㎜ 크기의 스위치 집적회로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 상용 회로에 비해 부피가 450배 가량 작고, 무게도 최대 1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 기술은 전투기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송수신기 모듈 크기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군용 고출력 레이더 송수신기뿐 아니라, 민간 선박, 기상 레이더 송수신기 모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임종원 ETRI DMC융합연구단장은 "고출력 레이더 반도체 송수신기 국산화 및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며 "앞으로 송수신용 개별 집적회로를 한 칩에 넣는 집적화 연구를 통해 레이더 기술력을 한층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