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명예' 트리플크라운 대통령..미국 역사상 처음

이윤정 기자 2020. 11. 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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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트위터 캡처


탄핵, 전국득표 패배, 단임대통령…. 미국 역사상 불명예 대통령 타이틀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한 대통령이 탄생했다. 곧 백악관에서 짐을 빼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미 ABC뉴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이 모든 기록을 가지게 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뿐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총무청(GSA)과 참모진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정권 이양 작업에 협조하라고 지시하면서 단임 대통령 운명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그는 하원에서 탄핵된 대통령, 전국득표에서 지고도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선에 승리한 대통령,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모두 가지게 됐다. 미국 국제정치학자 이안 브레머는 미 대통령사에서 이러한 기록을 가진 대통령들을 도표화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는데, 이 세 기록을 모두 가진 ‘교집합’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

미국 역사에서 단임에 그친 대통령은 많지 않다. 1951년 이전에는 미국 헌법에 대통령 임기를 정해놓지도 않았다. 1796년 초대 미국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연임을 했는데, 오히려 국민들이 종신직을 요구했다. 하지만 워싱턴은 자신이 3선을 하면 장기집권을 위한 정치싸움이 계속 일어날 것을 우려해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에도 3선을 노리는 대통령이 있었는데,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실제로 3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1931년 대통령에 오른 루스벨트는 연임을 통해 8년간 백악관을 지켰지만, 1940년 또한번 대선에 도전했다. 초대 대통령 이래 명문화되진 않았지만 지켜져오던 3선 금지 법칙을 깨고 대통령 선거에 3번째로 출마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의회는 루즈벨트와 같은 3선 전례가 또나올까 봐 대통령직을 2번의 임기로 제한하는 수정헌법 22조를 1951년 통과시켰다.

3선을 우려할 만큼 미국 대통령들의 재선 실패 기록은 많지 않다. 지난 세기 동안 재선에 도전했다가 단임 대통령에 머문 경우는 4명 뿐일 정도다. A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작은 규모의 대통령 클럽에 입성하게 된다고 표현했다.

하원에서 탄핵된 대통령도 많지 않다.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하원에서 탄핵된 것은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세번째다. 19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 표결을 앞두고 자진 사임했다. 존슨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모두 상원 탄핵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미국 상원에서 이루어진 탄핵 표결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전국 득표에서 상대 후보에게 밀리고도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권을 잡은 대통령도 많지 않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전국 득표에서 약 300만표나 뒤졌지만 주요 경합주에서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 또한 당시 공화당 후보로 나선 조지 부시 대통령보다 전국 득표에서 앞섰지만 경합주에서 밀리며 석패했다. A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은 패배를 인정했을지 모르지만, ‘단임 대통령’ 타이틀을 벗기 위해 2024년에 다시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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