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폭행당하고 모텔에 방치돼 숨져" 유족의 피눈물
"연락이 안 돼 찾아갔는데 싸늘한 주검으로…"
몸싸움 도중 쓰러진 20대 남성이 부산진구 인근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제 여자친구의 친동생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주목받는 중이다. 지난 21일 게시된 이 글의 조회수는 24일 오후 2시 기준 약 11만6000회에 달한다.
자신을 피해자 누나의 남자친구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지난 10월 15일 여자친구의 친동생이 지인들에 의해 폭행·유기돼 사망했다"고 운을 뗐다.
글쓴이는 "동생이 술을 마시다가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피의자 중 한 명인 A가 동생을 한차례 발로 찼다"며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동생이 자리를 피하려고 뒷걸음질 치는데 피의자 A가 동생의 멱살을 잡고 강한 힘을 가해 밀어 넘어뜨렸다"며 "동생은 머리에 상처를 입고 의식을 잃었다"고 부연했다.
글쓴이는 "가해자들이 동생이 일어나자마자 다시 넘어진 걸 확인하고도 25분간 아스팔트 바닥에 방치했다"며 "이후 병원이 아닌 모텔로 동생을 데려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약 40분간 모텔에서 시간을 가진 뒤 새벽 0시 45분에 모텔방에서 나와 도주했다"고 힐난했다.
글쓴이는 "여자친구가 동생과 연락이 닿지 않자 피의자 중 한 명에게 연락해 '어느 모텔 몇 호에 두고 왔다'는 답을 받고 그 모텔에 가서 죽어있는 동생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동생이 차가운 모텔방 바닥에 누워있었고, 현장에는 다수가 핀 것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도 있었다"며 "사람이 의식을 잃었으면 119에 신고하는 게 정상적인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글쓴이는 "심지어 2분 거리에 치안센터도 있었는데 어떻게 5명 중 단 한 명도 119에 신고하지 않았는지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친다"고 털어놨다.
글쓴이는 또 "피의자들이 장례식장에 왔었다"며 "혹시 싸웠냐고 물었을 때 '길을 걷다 술에 취해 본인의 부주의로 넘어졌다'고 말하던 모습이 눈에 생생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12일에 '왼쪽 후두부 경막 외출혈', '오른쪽 전두엽 및 측두엽 하부 좌상', '왼쪽 후두골 골절 등의 외상성 뇌출혈'이 정확한 사망원인이라는 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면서도 "보완수사라는 명목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난 시간은 11시 40분, 현장에 나온 검안의의 사망추정시간은 새벽 2시"라며 "병원에만 갔으면 충분히 살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꼬집었다.
글쓴이는 "치료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차가운 바닥에 눕혀진 채로 죽어간 동생을 생각하면 정말 온몸이 다 찢겨나가는 기분"이라고 울분을 토하며 글을 맺었다.
피해자 유족은 가해자 A가 사망한 동생을 밀어 넘어뜨리는 CCTV 영상을 확인한 상태다.
이와 관련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24일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보완수사를 철저히 진행한 후 가해자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며 "20대 남성이 억울하게 방치돼 죽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당장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일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당시 청원인은 "전직 야구선수한테 폭행당한 남편이 건강과 직장을 잃었다"며 엄벌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가해자의 얼굴 가격으로 남편은 시멘트 바닥에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혔다"며 "일어나지 못하고 구토하는 모습이 이상해 가해자가 아닌 본인이 직접 119에 신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사고 이후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직접적인 사과 없이 형량을 줄이고자 공탁금 1000만원을 법원에 넣었다가 다시 빼가는 등 미안해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청원에는 24일 오후 2시 기준 16만7000명 이상 동의했다.
들끓는 여론에 수원고법 형사1부는 폭행치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전직 야구선수에 대한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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