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SC제일은행·'변화' 씨티은행..진검승부 예고

정소양 2020. 11. 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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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올해 CEO 인사에서 각각 안정과 변화를 택했다. SC제일은행은 박종복(왼쪽) 행장의 '3연임'을 택했으며, 한국씨티은행은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을 새로 선임했다. /각사 제공

'3연임' 박종복 sc제일은행장 vs. '신임'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올해 CEO 인사에서 각각 안정과 변화를 택하며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서로 다른 선택 속에서 두 은행 중 누가 전략적 승기를 잡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3일 SC제일은행은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을 재선임했다. 이로써 박종복 행장은 3연임에 성공했다. 박종복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1월 8일 시작돼 3년간 SC제일은행을 이끌게 된다.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해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한 것인데 박종복 행장의 재무적 성과가 재연임 성공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SC제일은행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8월 28일 박종복 행장을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로 추천하며 "박 행장은 은행장 재임기간에 리테일금융의 만성적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재무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박종복 행장은 1979년 8월에 제일은행에 입행한 후 40년 넘게 근무해 온 국내 정통 뱅커(Banker)로, 업계에서는 '영업통'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1월 한국인 최초로 SC제일은행장에 오른 후 6년간 SC제일은행을 이끌어왔다. 박 행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SC제일은행은 최소 9년 동안 일관된 리더십과 장기적 안목을 발휘할 수 있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이 마련됐다.

'안정'을 방점으로 박종복 행장은 그동안 중장기 전략으로 내비쳤던 자산관리(WM) 부문 등 비이자수익을 보다 강화하는데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종복 행장은 행장 리테일금융의 만성적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재무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다만, 3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세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며 박종복 행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SC제일은행의 연결기준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1% 줄어든 9억 원에 그쳤다. SC제일은행 측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여건 악화로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2415억 원을 기록했지만, 비이자수익은 48.8% 줄어든 706억 원을 기록하며 크게 감소했다. 자산관리(WM) 부문과 외환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부실채권 매각 이익, 투자유가증권 평가 이익에 따른 기저 효과가 사라지면서 이익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은 코로나19 변동성에 대비하는 동시에 경기 회복 국면에서 나타나는 투자 기회를 모색해 나간다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충당금을 공격적으로 쌓아 리스크를 대비하는 한편, 비이자수익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유명순 은행장 직무대행을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더팩트 DB

◆수장 교체로 '변화' 택한 한국씨티은행…"차별성 확보"

한국씨티은행은 차기 은행장으로 유명순 은행장 내정자를 선임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유명순 은행장 직무대행을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유명순 행장은 지난 1987년 씨티은행 서울지점 기업심사부 애널리스트로 입행했다. 서울지점 기업심사부장, 씨티은행 다국적기업 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장을 거쳐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역임했다. 박진회 전 행장이 사의를 밝힌 뒤 지난 9월 행장 직무대행을 겸임하기도 했다.

유명순 행장은 남성 위주의 IB 시장에서 냉철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도 여성의 꼼꼼함까지 더해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장을 교체한 만큼 씨티은행은 '변화'를 통해 수익률을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특화된 차별점'을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유명순 행장은 지난 10월 28일 취임사를 통해 "우리가 지닌 특화된 차별점을 극대화해 지속적으로 시장 우위를 공고히 해야 한다"며 특별화된 차별점으로 자산관리서비스,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금융서비스, 편리하고 안전한 디지털금융서비스 등을 꼽았다. 특히, 유명순 행장의 IB 전문성을 더해 기업금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영업채널 확보를 위해 디지털 전환에도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와 기업금융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영업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명순 행장은 "기업금융 전산 개선 및 모바일뱅킹 업그레이드 등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필요한 투자들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3분기 71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자수익은 2129억 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1.7%나 줄었다. 반면 비이자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870억 원을 냈다.

씨티은행 측은 "자산관리사업부문의 견조한 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환경 지속, 신용카드 소비 감소 등으로 총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유명순 행장은 "이자율 하락과 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핵심사업인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개인대출부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특화된 차별점을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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