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업데이트] 싸고 대량공급 쉬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상 효능도 우수

윤신영 기자 2020. 11. 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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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상 중간 평가 결과 최고 90%, 평균 70% 효능 확인..긴급사용승인 준비중
아스트라제네카 연구팀이 백신 대량생산시설을 시험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중간결과가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으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물질의 3상 중간결과가 23일(현지시간) 발표됐다. 평균 70%의 예방 효능을 보여, 90% 이상의 효능을 보인 미국 모더나,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화이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방어력을 형성하는 데 충분한 효능을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안정적인 대량생산능력과 수천 원 수준에 불과한 저렴한 비용을 장점으로 삼아 특히 중저소득 국가의 코로나19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의 임상3상 시험 가운데 영국과 브라질에서 수행한 임상시험 참여자 1만1636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AZD1222는 침팬지에게서 발견한 감기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19 항체를 만들 수 있는 항원 유전자를 담아 인체에 주입하는 벡터(전달체) 방식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브라질에서 총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로 일본과 러시아, 아프리카, 남미, 미국 등에서 3만70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임상 3상은 보통 진짜 후보물질 또는 위약(플라시보) 가운데 하나를 맞는 임상시험으로 의료진과 참여자 모두가 누가 진짜 후보물질을 맞는지 모르는 무작위대조 이중맹검시험으로 이뤄진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임상에서는 의료진은 접종 약의 종류를 아는 맹검시험을 실시했다. 중간 결과는 이렇게 진행되던 임상 진행 중 참여자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일정 수 이상이 되면 그 환자가 위약을 맞았는지 또는 후보물질을 맞았는지 확인해, 전체 환자 가운데 후보위약을 맞은 환자수의 비율로 효능을 가늠한다. 

예를 들어 100명의 환자가 나왔을 때 10명이 후보물질을 맞았다면 90%가 효능이 되는 식이다. 최종 결과는 마찬가지로 환자 수를 집계하다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을 때 내려진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이런 방식으로 이달 9일과 16일 각각 94명과 95명의 환자를 분석해 90% 이상의 효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고, 화이자는 통계적으로 필요한 환자수를 넘어선 170명에 대한 분석을 완료해 20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23일 환자 131명에 대한 분서 결과를 분석해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특이하게도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서 2741명에게는 정량의 절반만 두 차례에 걸쳐 투약했고, 8895명에게는 원래의 용량으로 두 차례 투약했다. 그 결과 절반 투약한 그룹에서 투약 14일 뒤부터 90%의 예방 효능을, 정량 투약한 그룹에서 같은 시기에 62%의 효능을 확인했다. 평균은 약 70%였다. 부작용은 없었으며 둘 다 백신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효능이라고 아스트라제네카는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생산 관련 계약을 체결한 지역을 표시했다. 빗금은 전세계에 백신을 분배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전염병 대유행 대비 글로벌 백신연구연합(CEPI) 및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관련해 공급을 약속한 지역이다. 3억 도스 분량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들을 포함해 약 30억 도스 분량의 대량생산체계를 갖췄다고 밝히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아스트라제네카는 추가 분석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 확인할 계획이며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비록 먼저 발표한 화이자나 모더나의 핵산백신보다 효능은 다소 낮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대량공급에 유리한 공급망을 확충하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2021년까지 30억 도스를 생산할 시스템을 확보한 상태이며 각국의 제약사들과 생산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백신과 동일한 2~8도의 저온 유통망이면 충분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게다가 팬데믹 종식을 위해 가격을 우리 돈 수천 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7월 전세계에 백신을 분배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전염병 대유행 대비 글로벌 백신연구연합(CEPI) 및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통해 약 3억 도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CEPI와 GAVI는 90여 개 중저소득 국가에는 많아야 3달러(약 3500원) 수준에 공급하길 기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여기에 인도혈청연구소(SSI)를 통해 약 10억 도스를 올해 말까지 생산해 이 가운데 4억 도스를 인도 및 저소득국가에게 공급할 계획도 세웠다. 

파스칼 소리오트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개발한 백신은 공급망이 단순한데다 비영리를 추구하겠다고 맹세한 만큼 승인이 떨어지면 수억 도스를 전세계 백신 공급을 제 때 이뤄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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