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냐".. 이용섭 시장 측근 분노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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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짝처럼 버려지고, 토사구팽을 당했다."
이용섭 광주시장 측근이라던 70대 노객(奴客)이 어지간히 화를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얼마 전 "광주시 간부들이 찾아와 '이용섭 광주시장이 사표를 받아오라고 했다'면서 사퇴를 종용했다"고 폭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분이 안 풀린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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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짝처럼 버려지고, 토사구팽을 당했다."
이용섭 광주시장 측근이라던 70대 노객(奴客)이 어지간히 화를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얼마 전 "광주시 간부들이 찾아와 '이용섭 광주시장이 사표를 받아오라고 했다'면서 사퇴를 종용했다"고 폭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분이 안 풀린 듯 했다.
지난 13일 사직서를 내던진 조영풍 전 광주평생교육진흥원장. 그는 "배신감을 느낀다"며 긴 한숨을 뿌렸다. "입으로는 혁신을 외치는데 정작 하는 짓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측근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꽤 독했다. 2014년 6·4지방선거 직후 "이용섭을 '큰 인물'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결성된 지지모임 '용오름회'를 이끌던 그였다. 그런 그가 지난 23일 분노를 억누르며 이 시장에게 A4용지 4장짜리 장문의 편지를 썼다. 이 편지는 곧바로 이 시장에게 이메일로 부쳐졌다.
"저는 결단코 성희롱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저는 시장님을 100% 믿고 따랐는데, 시장님은 저를 못 믿으신다면 세상천지 누구를 믿으시겠습니까? 중상모략의 누명을 쓰고 물러난 것에 제 자신 용서가 안 됩니다." 그는 편지 첫 장부터 어떻게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느냐는,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이달 초)사무처장에게 진흥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랬더니 느닷없이 '(사무처장이) 당신은 성희롱을 했으니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악을 쓰며 대들었습니다. 그래서 맘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조 전 원장은 지난 7월 직원들과 점심 먹으러 가던 중 미혼인 여직원에게 "마흔 살인 내 딸도 결혼을 안 하고 있다. 왜 결혼을 안 하냐. 부모님이 걱정 안 하시냐"고 물었는데, 광주시가 최근 이걸 문제 삼아 사퇴를 종용했다고 했다.
조 전 원장은 편지에서 "(지난 달 말)이 여직원이 주관한 사업비(1,200만원)가 잘못 쓰여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내가 미심쩍어하니까 (이 여직원이)자신의 비리가 드러나지 않을까 싶어 사무처장과 같이 저에게 (성희롱)누명을 씌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광주시 지도·감독 부서 A과장과 B계장이 한통속이 돼 시장님에게 악의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A과장 등은 지난 13일 조 전 원장에게 미리 작성한 사직서를 가져와 서명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조 전 원장의 성희롱 논란이 문제가 됐다면 시가 사직서를 받고 덮을 게 아니라 진상조사를 철저히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 조 전 원장이 사전 각본에 의해 '찍어내기' 당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조 전 원장은 한쪽 말만 듣는 이 시장의 편협함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저에겐 변명 기회도 주지 않은 채 가혹한 벌을 준 반면 원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정치인을 끌어들여 차기 국회의원을 꿈꾸는 정치인 세력을 키위기 위해 진흥원을 등에 업고 정치활동을 한 사무처장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이는 시장님이 강조하는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건설'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는 "사무처장도 저와 같이 책임을 물어주고, 의문이 많은 예산집행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편지를 끝맺었다. 이 시장의 '각성'을 에둘러 요구한 셈이다. 과연 이 시장이 답장을 할지, 지역 정가와 관가의 시선이 이 시장에게 쏠리고 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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