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도 반했다.. 군침 도는 '최고의 한끼'

이창수 2020. 11. 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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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이 꼽은 서울 식당 32곳은
한식당 '라연' '가온' 5년 연속 3스타
논현·청담동서만 14곳 이름 올려
가성비 좋은 60곳 '빕구르망'에 선정
아쉽게 ★ 못 받은 86곳은 '플레이트'에
“음식은 우리의 공통점이요, 보편적 경험”이라는 미국의 요리 챔피언 제임스 비어드(1903∼1985)의 말처럼 맛에 대한 욕구와 평가는 꽤 보편적이다. 물론 맛이란 것이 전적으로 취향의 영역에 속한다지만 그럼에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요리는 분명 존재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엄정하게 선별해 미식가들 사이에서 ‘바이블’로 통하는 미쉐린 가이드가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을 내놓았다. 올해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지난해보다 1곳 늘어난 32곳. 2016년 서울판이 발간될 때부터 줄곧 3스타를 받아온 ‘라연’(한식)과 ‘가온’(한식)이 이변 없이 최고 등급을 유지한 데 더해 비교적 저렴한 한식 음식점 두 곳이 첫 ‘그린 스타’로 선정돼 눈길이 쏠린다.

◆32곳 중 논현·청담동에만 14곳

23일 미쉐린 가이드에 따르면 이번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은 ‘라망시크레(컨템포러리)’ ‘무니(일식)’ ‘7th 도어(컨템포러리)’ ‘미토우(일식)’ 등 1스타 음식점 4곳이다. ‘곳간’과 ‘다이닝 인 스페이스’, ‘도사’는 스타를 잃었다.

3스타 2곳을 비롯해 2스타 7곳, 1스타 23곳이 명단에 올랐는데, 통상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2스타는 ‘요리가 훌륭하여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으로 평가된다. 2스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권숙수’(한식)와 ‘모수’(이노베이티브), ‘밍글스’(컨템포러리), ‘정식당’(컨템포러리), ‘코지마’(스시) 등 7곳이 받았다.
‘라연’의 구절판
이번 가이드북에선 특히 동시대에 유행하는 요리법이나 식재료를 활용해 현지 입맛에 맞추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 레스토랑이 32곳 중 9곳으로 도드라졌다. 이어 ‘한식’이 8곳, 혁신성을 강조하는 ‘이노베이티브(Innovative)’ 레스토랑과 프렌치 레스토랑이 5곳씩, 일식(2곳), 중식·스시·스패니시(각 1곳) 순이었다. 식사 가격은 프렌치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1스타)가 최고 3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대체로 10만∼20만원대를 형성했다. 지역별로 강남구(15곳), 종로구(5곳), 중구(5곳), 서초구(3곳), 송파구(2곳), 용산구(2곳) 등 논현·청담동 일대와 광화문·시청 일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외에도 ‘빕구르망(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60곳과 ‘플레이트(좋은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스타에는 들어가지 못한 레스토랑)’ 86곳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은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요리와 운영을 추구하는 레스토랑을 뜻하는 ‘그린 스타’도 첫선을 보였다. 소백산 지역 소고기와 콩류, 제주산 돼지고기, 통영 이끼섬에서 잡은 생선 등을 사용하는 ‘황금콩밭’(두부)과 전체 식재료 중 95%를 농장과 직거래를 통해 공급받으며 유기농 공정과 친환경 인증, 동물복지 준수, 무농약 재배인증 등을 획득한 곳만 엄선해 거래하는 ‘꽃, 밥에피다’(한식) 두 곳이 선정됐다. 다른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7000∼6만5000원에 식사가 가능하다.

미쉐린 가이드 관계자는 “서울의 미식문화를 발전시켜온 셰프들의 땀과 노력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며 “서울은 다채로운 도시인 동시에 누구의 입맛도 충족시킬 수 있는 도시로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을 통해 새로운 맛을 발견 또 재발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제조회사인 미쉐린이 매년 발간하는 식당 및 여행 가이드 시리즈다. 1900년 미쉐린 타이어에서 타이어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 주던 자동차 여행 안내 책자에서 출발, 1920년 유료 판매 이후 100년 동안 엄격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미식 가이드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를 비롯해 37개 나라 및 도시에 대한 레스토랑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편은 2016년 추가됐다. 미쉐린 스타는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한 전담 요원이 1년 동안 5~6차례 식당에 방문해 음식의 맛과 가격, 일관성 등의 평가를 내려 후보군에 올리고, 이를 다시 편집자와 평가원들이 만장일치 원칙으로 평가해 매겨진다. 식당의 분위기나 서비스, 식기 등은 거의 고려되지 않으며 철저하게 ‘맛’ 위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탐탁지 않게 보기도 한다. 요리와 레스토랑에 우열을 만든다는 점, 서양인 취향의 특정 요리에 스타가 편중된다는 점, 선정기준이 다소 모호하고 고가의 음식 위주여서 접근성이 낮다는 점 등이 주로 지적되는 지점들이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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