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세포 만드는 '조혈모세포' 핵심 유전자 찾았다

윤신영 기자 2020. 11. 24. 08: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혈액세포를 만드는 줄기세포인 조혈모세포(조혈줄기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밝혀졌다.

이윤성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연구위원팀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팀과 공동으로 조혈줄기세포 발생 과정을 밝히고 관련 단백질과 유전자를 찾아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 23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GIB 제공

혈액세포를 만드는 줄기세포인 조혈모세포(조혈줄기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밝혀졌다.

이윤성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연구위원팀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팀과 공동으로 조혈줄기세포 발생 과정을 밝히고 관련 단백질과 유전자를 찾아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 23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혈액세포는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와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 혈소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모두 조혈줄기세포가 분화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척추동물의 경우 발생 시기에 대동맥 내피 세포에서 조혈줄기세포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기능은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히스톤 샤페론’ 단백질에 주목했다. 히스톤 샤페론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히스톤’이 뭉치는 일을 막고 긴 DNA 사슬이 엉키지 않도록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DNA는 긴 실과 같은 모양이라 엉기기 쉬운데, 히스톤 단백질이 중간중간 마치 실을 감은 실패처럼 작용해 DNA의 엉김을 방지한다. 세포는 필요한 때에만 실패(히스톤)를 느슨하게 해 그 안에 감긴 실(DNA)을 풀어 유전자 발현이 가능하게 해 준다.

이 과정이 잘못돼 DNA가 엉기거나 히스톤이 뭉치면 유전정보가 손실되거나 유전자 발현이 무절제하게 일어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히스톤 샤페론이 이 과정을 방지한다.

연구팀은 모델동물인 제브라피시 1만3000마리를 대상으로 DNA에 무작위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뒤 조혈줄기세포 발생에 문제가 있는 개체를 골라내 어떤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을 때 조혈줄기세포 발생이 줄어든느지 확인했다. 그 결과 4개의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RNA 해독 등 추가 분석을 한 결과 샤페론 단백질 가운데 하나인 ‘섭티16에이치(Supt16h)’가 조혈줄기세포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정상 제브라피쉬(왼쪽)와 Supt16h 돌연변이 제브라피쉬의 조혈줄기세포 발생 기작을 설명한 그림이다. 정상(Wildtype)의 경우 p53과 노치를 억제하는 단백질(phc1)의 발현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노치 신호가 정상 작동해 조혈줄기세포가 만들어진다. 반면 Supt16h 돌연변이(supt16h-/-) 제브라피쉬에서는 p53의 발현이 증가해 노치 억제 유전자인 phc1을 직접적으로 활성화시킨다. 결과적으로 노치 유전자 발현이 억제돼 대동맥 내피세포에서 조혈줄기세포의 발생이 줄어든다. IBS 제공

이어 이 유전자가 없을 때 신호경로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세포 발생을 조절하는 ‘노치(Notch)’라는 신호전달 경로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위 사진). Supt16h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p53이 지나치게 발현되는데, 이 과정에서 노치를 억제하는 유전자(phc1)가 활성화되면서 세포 발생이 약화됐고, 결국 조혈줄기세포가 적게 만들어지는 결과로 이어졌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Supt16h가 DNA에서 RNA를 만드는 과정(전사)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라 직접 노치 경로를 억제할 것이라고 봤지만, 중간에 p53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며 “덕분에 기존과 차별화된 관점으로 조혈줄기세포 발생 관련 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제브라피시를 이용해 만든 조혈줄기세포 모델 가운데 나머지 3개를 추가로 분석 중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조혈줄기세포 발생 유전자를 밝히고 기능과 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히스톤 샤페론 단백질 Supt16h가 특정 기관과 세포 발생에 필수적인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는 점과, p53을 매개로 한 노치 신호경로가 조혈줄기세포 발생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혔다”라며 “조혈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 치료와 백혈병 등 혈액질환 치료에 돌파구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강석현 연구위원, 이윤성 연구위원(교신저자), 명경재 단장, 강미선 연구원, 류은진 연구원, 오창규 연구원이다. IBS 제공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