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 반겼다..'코로나 위기' 바이든號 첫 재무장관에 옐런(종합)

김정남 2020. 11.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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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 "초대 재무장관 옐런" 보도
바이든, 정치적으로 안전한 옐런 선택한듯
옐런, 재정 지출·탄소세 내세운 케인지언
월가도 반겼다..다우지수 상승폭 더 키워
브레이너드,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재무장관 후보자에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팬데믹발(發) 경제위기를 헤쳐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바이든, 초대 재무장관에 옐런 지명”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은 “바이든 당선인이 재무장관 후보자에 옐런 전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바이든 인수팀은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 역시 검토했지만 정치적으로 ‘안전한’ 옐런 전 의장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4년 역대 첫 여성 연준 의장에 올랐으며, 이번 역시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 기록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지냈다. 공식 지명 후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역사상 처음 재무장관, 연준 의장, 경제자문위원장을 모두 거치게 된다.

그만큼 베테랑 경제통으로서 옐런 전 의장의 역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평가다. 그는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런던정경대 강사를 거쳐 UC버클리 교수를 지냈다.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7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준 부의장을 거쳤고 2014년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4년 제15대 연준 의장에 올랐다. 그는 2018년 4년 임기 후 연임을 희망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막혔다. 퇴임 후에는 브루킹스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일해 왔다.

옐런 전 의장이 급부상한 것은 민주당 내 정치 지형과 관련이 높다. 그는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옹호하는 전형적인 케인지언(keynesian·케인스주의자)이다. 옐런 전 의장은 지난달 한 방송 인터뷰에서 “팬데믹이 경제에 심각하게 타격을 입히는 동안 대담한 재정 지출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중도와 좌파를 모두 아우를 만한 기조다. 특히 그는 탄소세 도입에 전향적이었다는 점에서 좌파 진영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당초 가장 강력한 후보로 여겨졌던 브레이너드 이사는 기후변화 정책에 인색하다는 등의 이유로 좌파 그룹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파 진영이 밀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경우 상원 인준 과정에서 공화당의 찬성을 받기 어렵다는 현실론으로 바이든 당선인 측이 배제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례없는 경제 위기 타개 ‘막중한 임무’

옐런 전 의장의 최대 과제는 단연 코로나19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무서운 것은 의료시설의 포화가 낳을 사회적 공포와 함께 각종 봉쇄 정책책에 따른 경제적 마비가 꼽힌다. 실제 JP모건은 최근 월가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내년 1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1.0%·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섬세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그가 지게 된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몇 달째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코로나19 부양책 협상이 그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CNBC는 “지금은 독특하고 수많은 경제적 난관에 직면해 있다”며 “옐런 전 의장이 재무장관에 오른다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까다로운 자리를 맡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시장 역시 옐런 전 의장의 입각설을 반겼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2% 오른 2만9591.27에 마감했다. 옐런 전 의장과 관련한 뉴스가 오후부터 나오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앨리 매카트니는 “옐런은 연준 근무 경험이 두드러지는 거물급 인사”라며 “더블딥(이중침체)을 피해야 하는 과제를 두고 안심할 수 있는 지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은 그리 놀랍지 않다”고 했다.

한편 옐런 전 의장과 경합한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경우 차기 연준 의장이 유력하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2월 끝나는데, 그 자리를 브레이너드 이사가 채운다는 의미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준 내 유일한 민주당원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파월 의장에 대해서는 교체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연준이 달러화를 다루고 있는 방식은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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