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아들에 배당주고 합작해도.. "한국 '롯데' 맞스므니다"

김설아 기자 2020. 11. 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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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롯데그룹 '왕관의 무게'①] 롯데는 한국기업일까? 일본기업일까?

[편집자주]재계 5위. 자산 121조. 롯데가 짊어진 왕관은 무겁다. 조금 다르게는 위기로 읽힌다. 사드 사태로 인한 피해와 경영권을 놓고 벌인 왕좌 다툼이 잠잠해졌다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국적논란에 든든한 아군이 되어줄 핵심사업도 없다. 지주사 체제 전환 어느덧 3년. ‘뉴롯데’를 외치던 신동빈 회장의 꿈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던 호텔롯데 상장과 함께 멀어지는 분위기다. 신 회장이 쓴 왕관의 무게도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 신동빈. 1955년 도쿄 출생. 한국-일본 이중국적.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 1980~1988년 노무라증권 근무. 1988년 일본 롯데그룹 입성(롯데상사 이사). 1990년 한국 롯데그룹 입성(호남석유화학 상무). 1996년 한국 국적 상실 후 재취득, 일본 국적 포기. 1997년 한국 롯데그룹 부회장. 2011년 한국 롯데그룹 회장. 2020년 일본 롯데그룹 회장.

#. 신유열. 신동빈의 장남. 1986년 도쿄 출생. 일본국적자.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 2014~2020년 노무라증권 근무. 2020년 일본 롯데그룹 입성((주)롯데 이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_사진=뉴스1 DB /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 아들 신유열 씨_사진=뉴시스 DB
‘치열한 형제의 난’ 끝에 한·일 롯데 원톱이 된 신동빈 회장과 그의 아들 신유열씨. 오너 가 2~3세인 이들의 발자취는 닮아도 너무 닮았다. 출생지부터 학교·경력·입사까지 짜 맞춰낸 듯 똑같다. 신유열씨가 최근 일본 ㈜롯데 영업본부 유통기획부에 입사한 사실이 알려진 뒤 세간의 초점은 더 그에게 쏠렸다.

아버지와 같은 길인 신씨의 행보를 3세 경영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다만 롯데 측에선 신씨를 드러내는 것 자체를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다. 그와 관련 정보가 드러날수록 민감한 문제가 더 불거질 수 있어서다. 롯데그룹의 해묵은 국적 논란도 그중 하나다.



국내 존재감은 ‘영’… 일본선 상당한 입지


롯데는 그동안 ▲일본에서 창업 ▲오너 일가가 모두 일본 출생에 일본 국적 ▲지배구조 정점이 일본기업 ▲유니클로·아사히주류·후지필름 등 일본에 본사를 둔 기업과 합작하거나 지분을 나눈 경우 다수 ▲국내에서 번 돈이 일본으로 유입되는 구조 등 ‘일본기업’이란 정체성 논란에 시달려왔다.

최근 화제가 된 3세인 신씨만 놓고 봐도 그렇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일본 국적자로 한국어는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활동도 없다. 올해 초 고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당시 영결식에 모습을 드러낸 게 전부다. 반면 일본에선 상당한 입지가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5년 신씨의 결혼식 피로연에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참석했을 정도다. 배우자 역시 일본인이다. 

롯데는 일본에서 뒷배경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신씨의 어머니이자 신 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츠 마나미씨는 일본 최대 건설사로 꼽히는 다이세이건설 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차녀로 명망 있는 귀족 가문의 일원이다.

재계에서 신씨의 2년 뒤를 장담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과의 고리가 많아도 너무 많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 입사 후 2년 뒤 한국 롯데로 적을 옮겨 본격적인 경영 승계를 시작했지만 신씨의 2년 뒤 한국행에는 적잖은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국적부터 병역문제까지 신씨가 가진 민감한 문제가 앞으로 그룹을 뒤흔들 만한 난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신씨의 입사가 매우 극비리에 이뤄진 것도 롯데 안팎을 둘러싼 논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지배구조 핵심… 호텔롯데 상장 ‘산 넘어 산’


롯데그룹 스스로도 ‘국적 논란’을 타파하겠다며 3년 전 롯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을 진행하기 위한 신 회장의 특단의 조치였다. 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 국내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 온 호텔롯데를 지배하는 구조였다. 신 회장 등 오너 일가는 광윤사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에 영향력을 미치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이어왔다.

롯데지주가 출범한 후 주요 계열사가 롯데지주로 편입되고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됐지만 호텔롯데가 지주사 밖에서 지주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하다. 일본과의 연결고리가 계속되는 것이다.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로 호텔롯데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주식회사인 L투자회사와 광윤사 등이 나머지 80.21%를 보유 중이다. 호텔롯데는 다시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 11.04% ▲롯데쇼핑 8.86% ▲롯데알미늄 38.23% ▲롯데건설 43.97% ▲롯데글로벌로지스 10.87% 등 주요 회사 21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자금 흐름의 종착지가 일본이란 점은 반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호텔롯데가 배당을 실시할 경우 국내 계열사가 벌어들인 돈은 고스란히 배당을 통해 일본 주주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실제 지난해 일본 롯데 계열사가 호텔롯데로부터 배당으로 챙겨간 규모는 101억원을 넘는다.

마지막 퍼즐은 호텔롯데 상장뿐이다. 호텔롯데가 상장할 경우 주주 구성이 바뀌고 일본 지분이 희석되면서 자연스럽게 ‘국적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두고 추진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를 만나면서 상장 작업에 차질이 생겼다. 상장에 필수적인 호텔롯데의 양축인 호텔과 면세점 부문이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영업위기에 직면하면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역시 호텔롯데의 빠른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지주 역시 ‘상장’을 최종 목표로 두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영업손실만 수천억원이 쌓이는 상황에서 당장은 코로나19 사태 진정이 상장보다 선결 조건으로 보여진다”며 “롯데그룹 매출 95%가 한국에서 나오고 일본 배당 역시 투자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기업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장이 진행되지 않는 한 ‘일본기업’ 꼬리표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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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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