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막바지 거리두기 2단계에 수험생 "어쩔수 없지만.." 한숨
수능을 열흘 앞둔 23일 오후 서울의 대치동 학원가 스터디카페(독서실)를 찾은 수험생들은 막바지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한 채 책상 한 편에 쌓아 둔 문제집이나 모의고사 시험지를 푸는 모습에서 여느 때와 다른 집중력을 느낄 수 있었다.
24일 0시 부터 다음달 7일까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는 2단계로 실시된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추가 격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정부가 내놓은 선제 조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3일을 기준으로 이전 5일 간 각날 0시 기준 수도권에서 발생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는 '177명(19일)→218명(20일)→262명(21일)→219명(22일)→206명(23일)'이다.
이날 오후 2시쯤 방문한 스터디카페는 대체로 한산했다. 다른 스터디카페에서는 노트북이나 태블릿PC로 학원 인터넷 강의나 학교 원격 강의를 틀어 놓고 문제집이나 모의고사 시험지를 푸는 수험생들이 보였으나 좌석의 절반 이상이 비어 있었다. 학생들 방문이 느는 오후 3~4시 이전인 이유도있었지만 코로나19로 손님이 지속 감소한 탓이 크다는 게 점주들의 설명이다.
이날 오후 2시쯤 방문한 스터디카페 매니저 이모씨는 "4년 간 이 일을 했는데 이번 달까지만 하고 이 일을 접게 됐다"며 "코로나 전에는 하루 100만원도 넘게 벌었는데 지금은 하루 10만원도 안 들어와 임대료가 더 나간다"고 밝혔다.
이 시간 100여석의 좌석을 보유한 이 스터디카페에서는 1명의 학생만이 공부하고 있었다. 방역 차원에서 나눠주는 플라스틱 격벽이 몇 자리에 세워져 있었으나 가방이나 문제집 등 학생들의 방문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씨는 "코로나19를 막으려면 거리두기 단계 조절, 집합금지명령은 어쩔 수 없지만 스터디카페 입장에서는 버티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학생들도 집중해 공부할 곳이 필요할텐데 할텐데 걱정"이라고 했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등 학생들도 2단계 격상에 어쩔 수 없는 불안과 걱정을 드러냈다.
이날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고3 이모양(19)은 "원래 스터디 카페를 많이 갔는데 마스크 쓰고 공부하기 불편하고 감염이 걱정돼 몇달 간 집에서 공부했다"며 "'집 공부'에 어느 정도 적응은 했지만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는데 스터디카페를 더 가기 힘들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양은 "친구들은 이번 2단계 격상이 어쩔 수 없다면서도 수능 전까지 스터디카페 더 가기 힘들어진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크다"며 "'시험날까지 감염이라도 피하자'는 게 고3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고1 B양(17)은 "스터디카페가 독서실이니까 마찬가지니까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며 "고1, 고2들도 내가 감염될까봐, 내가 감염시킬까봐 학원도 가기 무서운데, 이런 환경에서 공부하는 고3 언니 오빠들이 많이 불안하고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단계가 제 때 내려가고 코로나19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그래도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학교나 학생들도 대비하고 적응한 면도 있는데, 끝까지 힘내서 꼭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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