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혁신" 등쌀에 지친 직원 돌아볼 때

2020. 11. 2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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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BM 기업가치연구소에서 한국을 포함한 20개국 3800명 이상의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꽤 흥미롭다. 10곳 중 6곳이 코로나로 디지털 혁신의 속도를 높이게 되었고, 응답기업 3분의 2가 코로나 이전에는 내부 저항에 직면해 잘 진행되지 않았던 기술 도입을 완료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다르지 않다. 조사에 참가한 한국 기업 경영진의 57%가 앞으로 2년 동안 디지털 혁신의 우선순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제 기업들이 기술 도입에 두었던 우선순위를 그 기술의 사용자이자 회사의 가장 귀중한 자산인 사람, 직원으로 옮겨야 할 차례이다. 조사 결과, 경영진은 지금부터 향후 2년 동안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로 조직의 복잡성 외에 직원의 전문적 기술 부족 및 탈진을 꼽았다. 기업이 디지털 혁신에 필요한 기술을 도입하려고 할 때, 많은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코로나로 인한 소비자 수요의 급격한 증가나 하락과 같이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문제 속에서 혁신적이기를 요구받는 동시에, 개인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을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는지에 대해 경영진과 직원이 믿고 있는 바에는 차이가 있다. 경영진의 74%는 직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도록 돕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직원의 38%만이 이에 동의했다. 경영진의 약 80%는 직원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원의 46%만이 이에 동의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직원들의 고용주에 대한 기대치가 바뀌었다. 이제 직원들은 회사가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데 필요한 기술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면대면 회의와 보고, 회식이 일상적인 한국에서 원격근무가 기업 문화를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개인 간 유대나 소속감을 약화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 세계 경영진은 향후 2년 동안 직원들의 안전, 기술의 습득, 유연성의 우선순위를 높이는 등 내부 및 운영 능력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진이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프로세스 및 기술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공감하면서 투명한 소통에 집중하는 리더십이 중요한 때이다.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코로나를 겪으면서 기업들이 깨달은 바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원의 기업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배양해야 한다.

서경에 '민유방본(民惟邦本), 본고방녕(本固邦寧)'이라는 말이 있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굳건해야 나라가 평안하다'란 말은 직원과 기업에 적용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김민정 한국IBM GB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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