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관중 50%의 착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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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에 절반이 담긴 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로 한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알 수 있다고들 한다.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고 하면 낙관적이며 긍정적인 사람이고 "반밖에 없다"고 말하면 비관적이자 부정적인 면을 먼저 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수용인원의 10%를 시작으로 30%를 넘어 50%의 관중이 입장하게 되자 '절반밖에'라는 생각보다는 '절반이나' 사람들이 경기장에 올 수 있어 좋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앞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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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에 절반이 담긴 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로 한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알 수 있다고들 한다.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고 하면 낙관적이며 긍정적인 사람이고 “반밖에 없다”고 말하면 비관적이자 부정적인 면을 먼저 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50%가 준 착시효과 탓인지 그동안 조심했던 것들을 잊은 듯 다시 연일 300명 이상의 확진자를 양산하는 등 코로나19는 누그러지기보다 가파른 재확산세를 보인다. 이로 인해 수용인원의 50%까지 입장 가능했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30%에서 이제는 10%까지 입장 인원 제한이 강화됐다.
이렇게 되다 보니 현실에서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느껴진다. 늘어난 관중을 바라보며 받았던 긍정적인 기운이 어느새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뀌는 느낌이다. 이러다 평생 마스크 착용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코로나19를 화재나 교통사고처럼 우리 주위에 언제나 함께 있는 위험이라고 수용하며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체념까지 하게 된다.
많은 사람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긍정적인 사고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정말 늘어나는 프로야구 관중을 지켜보면서 희망의 신호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절반까지 늘어난 관중이 만원 관중처럼 보이면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관점에 매몰돼 우리가 그동안 팽팽하게 붙잡고 있던 긴장의 끈을 놓친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50%의 착시효과’를 걷어내고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절반밖에 안 된다는 부정적 사고로 돌아갈 필요는 없지만 다시 지나친 긍정과 낙관만으로는 코로나19와 제대로 싸우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빈자리가 늘어난 운동장의 관중석을 바라보면서 갖게 된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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