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의이책만은꼭] 다이어트에 속지 않는 현명한 식사법

남상훈 2020. 11. 2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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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의 시절이고, 다이어트의 시대이며, 건강식품의 범람기이다.

마틴 코언의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부키)에 따르면,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심오한 질문이다.

"필수 음식은 없고 필수 영양소만 있다." 건강해지려면 육식이나 채식 등 '무엇'보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어떻게'가 중요하다.

세간의 온갖 음식 잔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좋은 음식과 바른 식사법을 스스로 분별하는 주체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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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음식 잔소리'가 넘쳐나는 시대
'철학적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먹방’의 시절이고, 다이어트의 시대이며, 건강식품의 범람기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를 충고하는 음식 잔소리가 넘쳐난다. 가짜뉴스와 유사과학이 끝없이 눈을 홀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안 좋으니 먹지 말라는 것을 모으면 먹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을 정도이다.

마틴 코언의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부키)에 따르면,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심오한 질문이다. “음식은 우리를 만들고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한다. 음식은 좋은 삶의 등뼈를 이루고,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 토대가 된다. “신선한 과일과 견과를 기본 식단으로 추천”한 플라톤 이래 철학자들이 현명한 식생활을 고민한 것은 당연하다. 철학의 임무는 명징해질 때까지 의심을 거듭하는 것. 동서양 여러 철학자의 식사법을 소개하는 동시에 온갖 음식 잔소리의 팩트체크에 필요한 세 가지 큰 원칙을 소개한다.

첫째, 디테일을 중시하라. 그러나 최초의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했다. 물론, 음식에서 물은 중요하다. “하루에 물을 여덟 잔 이상 마셔라.” 흔히 듣는 말이다. 이 말은 누가 처음 했을까. 관련 첫 연구에 돈을 댄 곳은 페리에 등 생수를 판매하는 네슬레워터스다. 아무렴! 그러나 체중을 줄이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생수? 당연히 아니다. 수박은 99%, 샐러드는 95%, 브로콜리는 91%가 수분이다. 물을 먹으면 살이 찌지 않는다. 감자의 수분 함량은 75%, 잼은 30%, 쿠키와 크래커는 6%, 땅콩버터는 2%이다. 물을 안 먹으면 살이 찐다. 이처럼 무엇을 먹을지를 정할 때는 디테일을 살피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둘째,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로크는 말한다. “영국인을 괴롭히는 병의 상당 부분은 고기를 너무 많이 먹고 빵을 적게 먹어서 생긴다.” 구석기 다이어트는 반대다. 건강해지려면 빵을 비롯한 일체의 곡물을 먹지 말라고 주장한다. 지방을 개구리 뱀 보듯 하는 견해도 흔하다. 그러나 쏠리면 몸에 문제를 일으킨다. 지방이 부족하면 뇌에 치명적이고, 단백질이 넘치면 심장에 해롭다. “필수 음식은 없고 필수 영양소만 있다.” 건강해지려면 육식이나 채식 등 ‘무엇’보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어떻게’가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는 지성의 적”이라 했던 니체는 편두통과 소화 불량에 시달렸다.

셋째, 크리스털 꽃병을 깨뜨리지 말라. 인간의 몸은 진화를 거듭해 온 정밀 부품이 매우 섬세하게 배열된 존재다. 하나의 규칙이나 깔끔한 해결책에 복종하지 않는다. 열량과 체중의 관계를 한눈에 보여 주는 단순한 방정식은 없다. 살을 빼려고 얼마나 먹고 얼마나 운동을 하느냐에 매달리는 것은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다. 영양 부족이 만성화되면 몸은 영구적 손상을 입고,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건강은 전체론적 문제”이다. 동양의 철학자들은 섭식도, 운동도 늘 조화를 이루라고 말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원칙이다. 그러나 우리는 급히 살을 빼거나 빨리 건강해지려는 욕심 탓에 편벽된 방법에 자주 넘어간다. 세간의 온갖 음식 잔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좋은 음식과 바른 식사법을 스스로 분별하는 주체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철학적으로 먹는 것, 이것이 더 좋은 음식을, 더 골고루,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먹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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