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교육공무원은 섬으로?.."섬은 유배지 아냐"
[KBS 광주]
[앵커]
전남에서 징계를 받은 교육공무원들의 상당수가 섬 지역으로 발령 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에 대한 징계 차원이라지만 학생이 있는 섬 지역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문제가 간단치 않습니다.
교육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애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완도에서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둔 조진희 씨.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징계받은 교사들이 자주 발령받으면서,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섬이라 학원도 많지 않아 아이들은 학교에 전적으로 의지하지만 대부분 징계교사가 '시간 때우기 식' 태도로 수업하지 않느냐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조진희/완도지역 학부모 : "의욕도 없으시고, '너희 하려면 해라, 말라면 말아, 나는 여기서 시간만 때우다 시간 되면 우리 지역으로 갈 거야.' 이렇게 생각을 하시고 수업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공부할 의욕도 없어지고, 재미도 없어지고, 흥미도 잃어가고, 정말 모든 것들이 힘들어지거든요."]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전라남도에서 징계를 받은 교육 공무원은 모두 86명.
이 가운데 26%에 해당하는 23명이 완도 보길도나, 여수 거문도, 신안 흑산도 등의 도서 지역 학교로 전보 조처됐습니다.
전남의 섬 학교 수가 52개인 것을 고려하면, 섬 학교 절반에 징계 공무원이 보내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징계대상자를 근무희망자가 적은 '비경합지'로 보내는 인사 규정에 따르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이혁제/전라남도 도의원 : "단순히 그냥 하급지 그냥 섬으로 보낸다고 해서 그게 징계가 아닐 수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교육당국이 한 번 따져보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때문에 섬이 징계 교사들의 유배지냐는 비판을 넘어 교육의 평등권마저 침해한다는 주장이 수년째 제기되고 있습니다.
섬지역 학부모들은 근무여건이 열악한 섬일수록 사명감과 능력을 갖춘 교사를 더욱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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