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가 쏘아올린 '비혼 출산'.."정상과 비정상 구분 넘어야"

조지현 2020. 11. 2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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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유리 씨의 출산은 비혼 여성에게는 왜 정자 기증이 안되느냐는 물음을 넘어,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요,

결혼 안 한 여성의 출산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과연 정상가족이란 무엇인지 등 가족 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조지현 기자가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자발적'으로 비혼모가 된 사유리 씨에 대한 응원은 반대로 그동안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이 '비자발적'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의 계기가 됐습니다.

[김선혜/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 "아내로서 며느리로서의 압력, 혹은 인구정책 안에서는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성은 아이를 낳아야 된다라는…. 여전히 임신 출산이 개인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많이 없었던 거 같아요."]

저출산을 걱정하면서도 어떤 출산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습니다.

[김소윤/연세대 의대 교수 : "사회 지속성을 위해서는 애를 낳고 싶어하고 애를 잘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누구든 지원을 해주는 게 좋잖아요."]

저출산 정책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순남/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 : "저출산은 사람을 숫자로만 본다는 거죠. 어떠한 방식의 출생이라도 충분한 돌봄이 가능한 지원이 무엇일가에 대한 논의로 우리 사회가 좀 이동해야 되지 않을까."]

우리 사회 복지의 기본 단위는 여전히 '가족'이지만 이미 곳곳에서 빈틈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선혜/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 "(재난지원금의 경우) 세대주가 신청을 하면 그 가구 구성원들이 다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많은 경우에 가족들이 그런 형태가 아니라는 거죠. 사실은 세대주와 연락을 안한 지 10년 이상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혼인과 혈연으로 이어진 부모와 자녀라는 3인 이상의 이른바 '정상가족'은 이제 전체 가구 중 40%도 안 됩니다.

[김선혜/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 "정상가족이 있고 거기에 벗어난 사각지대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정상가족이 대체 어떤 형태의 가족인가라고 하는 것에서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김순남/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 : "모든 인간의 삶 자체가 더 이상 생애에서 하나의 모델만을 살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어느 순간에 결혼할수도 있고 다음에는 1인가구로 갈수도 있고, 1인 가구로 살다가 동거 관계로 갈 수도 있고."]

결국 가족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지 않는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유리/방송인 : "강아지를 정말 사랑하거든요. 근데 강아지랑 저랑 같은 피가 흐르는 게 아니잖아요. 같이 보내는 시간이 가족이 된다고 생각해요."]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박세준/영상편집:신선미

조지현 기자 (cho200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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