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하고 싶은데 어디에 해요?"..부족한 정자는 어떻게?
[앵커]
미혼여성에게 정자 기증이 허용되더라도 남은 문제는 또 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정자 기증이 대단히 생소할 뿐만 아니라, 유럽 일부 국가의 공공정자은행과 같은 신뢰할 만한 체계도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박찬 기자입니다.
[리포트]
민간 병원 최초로 정자은행을 만들어 20년 넘게 운영 중인 부산대학교 병원.
올해 목표 기증자 수인 70명을 겨우 채웠습니다.
[부산대병원 정자은행 직원 : "(대학) 자유게시판이 활성화돼 있는 곳에 (모집 글을) 저희가 게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대학생들이라서 20살 보통 그 정도..."]
이곳을 포함해 국내에서 이뤄지는 정자 기증은 1년에 약 3백 건에 불과합니다.
정자기증을 받는 병원 자체가 10곳 안팎인데, 기증 의사가 있어도 가능한 병원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A 병원/음성변조 : "확인해봐 드리고 연락드리는 건데, 따로 (정자) 기증을 받고 있진 않다고 하셔가지고... (예전에 했던 거 맞죠?) 그러신 거 같아요."]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B 병원/음성변조 : "일단은 만 20세~35세 이하의 미혼 남성. 그리고 두 번째 4년제를 졸업하여야 하고..."]
이처럼 정자 기증 자체가 어려운 현실에서 아예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정자 기증 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모 씨/정자기증 블로그 운영자/음성변조 : "되게 힘들 거예요. 왜 그러냐면 정자은행이 어딨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실제 이렇게 헌혈하듯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요."]
이 때문에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국가나 공공기관이 직접 정자은행을 운영하고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남철/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 : "정부 지원을 통한 공공정자은행이 설립이 되고 홍보기능이라든지 정자수급체계가 잘 갖춰지면 정자를 현재 국내에서 수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난임 부부 중 정자 기증을 받아 체외 수정을 하는 경우는 매년 5백 건 정도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유지영
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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