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천주교인이오?'..이 시대를 살아가는 교인들에게 다시 던지는 질문

도재기 선임기자 2020. 11. 2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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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주교회의, 29일 개막 미사
미사 등 다채로운 기념 행사 마련
내년까지 학술대회·순례 등 진행

[경향신문]

한국의 첫 가톨릭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천주교가 다채로운 기념 행사를 마련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선포하고, 전국 각 교구에서도 미사와 학술대회·성지순례 등을 펼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3일 “가톨릭 전례력의 새해 첫날인 오는 29일부터 내년 11월27일까지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으로 선포한다”며 “주제 표어는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희년’(禧年·Jubilee)은 구약성경 시대부터 유래된 가톨릭교회의 전통으로, 교회 역사의 중요한 사건을 100주년·50주년 단위로 기념하는 것을 말한다.

희년의 첫날인 오는 29일 낮 12시에는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개막 미사가 봉헌된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주교단이 공동집전하며, 주례와 강론은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맡는다. 미사 중에 슈에레브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복 메시지를 한국 교회에 전달하며, 염수정 추기경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성상’을 명동성당 제대 오른편에 모신다. 개막 미사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거리 두기로 가톨릭평화방송·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희년 개막 미사 이후 내년 6월에는 교구별로 희년 사제대회, 8월21일에는 성인의 탄생지인 솔뫼성지에서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가 봉헌된다. 대전교구(8월)와 수원교구(10월)는 각각 희년기념 학술대회를 예정하고 있다. 또 희년 기간 동안 ‘김대건 신부 치명 순교길’ 도보 순례(서울대교구), ‘내포 도보 성지 순례’(대전교구), ‘청년 김대건 순례길’ 스탬프 투어(수원교구) 등 순례 프로그램이 전국에서 진행된다.

이용훈 의장은 희년의 주제 표어이기도 한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이번 희년은 한국 교회의 귀중한 유산인 순교 영성을 삶의 중심 자리에 굳건히 세우고, 신앙이 주는 참기쁨을 나누는 초대의 잔치”라며 “우리 각자가 지고 있는 십자가와 세상이 주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심을 세상에 증거하도록 일상에서부터 용기를 내어 실천하자”고 권고했다.

주제 표어는 김 신부가 순교하기 직전 심문당할 때 받은 질문에서 인용한 문장으로 주교회의의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주제 표어를 제안한 김일회 신부(인천교구)는 “이 질문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천주교인들 모두에게 하는 말”이라며 “질문을 받은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다시 한번 새기고 천주교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고 밝혔다.

성 김대건 신부는 1821년 충남 당진 솔뫼의 천주교 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1845년 8월 페레올 주교에게 사제품을 받아 한국인 최초의 신부가 됐다. 이후 사목활동을 하다 관헌에 체포돼 1846년 9월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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