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1운동, 제암리 학살사건 세계에 알린 AP통신 기자의 집..'딜쿠샤' 내년 3·1절에 문 연다
[경향신문]
테일러 부부의 행촌동 가옥
2017년 국가문화재로 지정
의복·편지류 등 유품 전시
일제 추방령에 저항 수감도
유해는 양화진 묘원에 안치
일제강점기 ‘독립선언문’ 전문과 3·1운동, 제암리 학살사건 등을 전 세계에 보도한 미국 AP통신 임시특파원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1875~1948·사진) 부부가 살았던 서울 종로구 행촌동 가옥 ‘딜쿠샤(Dil Kusha)’가 전시관으로 탈바꿈해 내년 3·1절 시민에게 개방된다.
딜쿠샤는 당초 지난 광복절에 맞춰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건축보강공사를 강화하면서 12월로 개관을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앨버트 테일러가 아들의 침대에서 독립선언서를 발견한 1919년 2월 28일을 기념하기 위해 3월 1일로 개관일을 정했다.
서울시는 테일러 부부의 가옥에 대한 안전점검 및 전시관 개조 작업, 전시물 준비 등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3월 전시관을 개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시관 명칭은 생전 가옥의 이름을 그대로 따 ‘딜쿠샤 전시관’으로 정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총면적 623.75㎡ 규모의 대저택인 ‘딜쿠샤’는 힌디어로 ‘마음·심장’을 뜻하는 ‘dil’과 ‘행복한’을 뜻하는 ‘kusha’의 합성어로 ‘행복한 마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인 메리 테일러는 회고록 ‘호박 목걸이’에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의미를 담아 ‘딜쿠샤’로 지었다고 밝히고 있다.
테일러 부부는 일제의 외국인 추방령에 따라 1942년 조선에서 추방당하기 전까지 19년간 이곳에 거주했다.
테일러는 일제의 추방령에 저항하다 사우어 하우스에 6개월간 수감되기도 했다. 현재 그 자리에는 감리교 신학대학교 역사박물관이 있다. 테일러는 해방 이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려 했으나 1948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해는 고인의 뜻에 따라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 묘역에 안치됐다.
딜쿠샤라는 이름을 되찾기 전까지 이 집은 장기간 노숙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쪽방’으로 이용돼왔다. 사람이 살지 않는 ‘귀신 나오는 집’으로 불리면서 노숙인과 장애인 등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2016년 중반까지 12가구 23명이 불법으로 거주했다. 딜쿠샤 건물은 2015년 붕괴위험 수준인 D등급을 받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2017년 8월 딜쿠샤를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로 지정했고, 서울시가 관리해왔다.
내년 개관하는 딜쿠샤에는 문서, 편지류 등 테일러 부부 유품과 서울에서 생활할 당시 수집한 소장품 등 기증품이 전시된다. 관람시간은 매주 월요일과 1월1일을 제외한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입장료는 무료다. 관람은 사전예약을 한 입장객만 가능하며 하루 4회, 매회 15명 이내로 입장을 제한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많은 입장객을 받기에는 공간이 협소하고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상황을 고려해 관람 인원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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