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부터 무공해차만 판매..2045년까지 석탄발전 퇴출"

정대연 기자 2020. 11. 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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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후환경회의,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발표

[경향신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23일 오전 미세먼지·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경유 가격 휘발유의 95%로 올리고 경유차 우선 퇴출해야”
전력 생산 때 발생하는 환경비용, 단계적 요금 반영 제안도
환경단체들 “정부안보다는 진전됐지만 목표 더 강화해야”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가 미세먼지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이르면 2035년부터 국내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 수준으로 올릴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석탄발전을 늦어도 2045년까지 퇴출시키고, 2030년까지 전기요금에 환경비용을 반영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발표했다. 지난 1년 동안 분야별 전문위원회와 시민 500여명으로 구성된 국민정책참여단의 종합토론회를 거쳐 정부·지방자치단체·산업계·전문가 등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만든 정책들이다. 이번 중장기 정책제안은 비전·전략, 수송, 발전, 기후·대기 등 4대 분야 8개 대표과제와 21개 일반과제 등 총 29개 과제로 구성됐다.

우선 수송 부문 대책으로 2035년이나 2040년부터 국내 신차 판매는 전기차 등 무공해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또는 무공해차만 허용하고, 내연기관차인 경유차는 그 전에 우선적으로 판매 제한을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또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현재 휘발유의 88% 수준(2018년 기준)인 국내 경유 가격을 최소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95%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경유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1대당 미세먼지 배출량이 10배 많다. 경유차 배출가스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1군 발암물질이기도 하다.

발전 부문에서는 석탄발전을 2045년이나 그 이전까지 ‘0%’로 감축하라고 제안하면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대로 2050 탄소 중립을 향해 나가려면 이 기간을 2040년 이전으로 더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발전량의 40.4%를 차지한 석탄발전은 한국 전체 미세먼지의 9.2%, 온실가스의 27.9%를 배출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감축한 석탄발전량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되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보완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전력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비용의 50% 이상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력 생산원가에 환경비용이 적절히 반영되지 않아 전력사용량과 석탄발전 증가를 유발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도 국민정책제안에는 현재 23㎍/㎥인 2030년 초미세먼지(PM2.5) 감축목표를 WHO 잠정목표 3단계 수준인 15㎍/㎥로 강화하고,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탄소중립 녹색경제·사회로의 전환’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사회·경제구조에 대한 과감한 체질 개선 없이는 탄소경제라는 성장의 덫에 빠져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지금 당장 2050년 탄소 중립을 향한 첫걸음에 동참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기존 정부안보다 진전된 제안이 나온 것을 환영하면서도 더 강화된 목표가 수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석탄발전 종료 시점이 기존 정부안인 2054년보다 앞당겨진 점과 탈내연기관 논의가 시작된 점을 뜻깊게 평가한다”면서도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내연기관의 생산 금지 시점을 2030년 이전으로 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24개 환경단체가 참여한 ‘석탄을 넘어서’도 성명에서 “기후 전문 연구기관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는 한국이 파리협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2029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2045년까지도 석탄발전이 존속할 가능성을 제안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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