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는 되고 제주는 안 된다?..국토부 주장 신뢰성 도마

채승민 2020. 11.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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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김해신공항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제주 제2공항 사업에는 영향이 없는지 관심이 일고 있습니다.

KBS가 김해신공항 검증보고서를 입수해 제주 상황과 비교, 분석했는데요.

그동안 국토부가 여러 차례 토론회에서 한 말에 앞뒤가 다른 점이 나타났습니다.

채승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5년, 제주공항 활용 극대화 방안을 연구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ADPi의 보고서 내용입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항공기의 분리간격을 현행 8해리에서 6해리로 줄이면, 기존 1개의 활주로만 써도 시간당 44회 운항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분리간격은 착륙하는 항공기들 사이 안전거리로, ADPi는 제주공항 보조활주로를 교차활주로로 사용하면 분리간격을 4.5해리로 줄일 수 있어 시간당 60회까지 운항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분리간격 축소는 제주공항 확장을 위한 ADPi의 19가지 권고안 가운데 국토부가 불가능하다고 한 4가지 방안에 포함되는 핵심 사항입니다.

국토부는 제주공항의 관제 여건과 항공 안전을 위해 현행 분리간격을 줄이는 건 매우 어렵다며 제주공항 확장은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왔습니다.

[김태병/국토교통부 공항항행정책관/7월 : "제주는 실제 8노티컬마일(NM: 해리)인데, ADPi는 4.5노티컬마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얘기를 하니까 저희는 너무 앞차와 간격이 좁으면 악기상이든 복행이든 돌풍이든 어떤 상황에서 대처가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 주장은 김해신공항 사업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KBS가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국토부는 김해신공항에 대해선 활주로 용량을 5해리로 계획했습니다.

분리간격을 5해리로 하면 연간 3천8백만 명의 수요 처리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검증위 역시, 국토부의 주장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김수삼/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 : "활주로 용량은 현재 운영되는 민과 군이 사용하는 실용 용량(분리간격 5NM, 실패접근 시 8NM)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연간 3,800만 명 수요처리를 위한 운항횟수 산출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결국,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사업에 대해선 5해리가 문제없다 하고, 제주공항에 대해선 8해리 이하 축소는 어렵다며 앞뒤가 다른 말을 하는 겁니다.

김해신공항 사업이나 제주공항 확장안 모두 ADPi가 연구한 것이어서 국토부 주장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국토부는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박미나

본 방송은 지난 11월 23일 <뉴스 7(제주)> <뉴스 9(제주)> 프로그램에서 위와 같은 제목의 보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제주공항은 김해신공항과 활주로 형식, 기상 등 여건이 달라 분리간격 축소를 통한 용량 증대가 곤란하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채승민 기자 (smcha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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