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코로나로 지친 대한민국을 위로하다

박지현 2020. 11. 2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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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백건우(74)가 또 한번 관객들의 가슴을 적셨다.

23일 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파이낸셜뉴스와 함께하는 백건우와 슈만' 무대에 오른 거장 백건우는 잔잔하면서도 품격 있는 연주로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별칭에 걸맞게 이번 공연은 올해 그가 마음에 정한 아티스트 '슈만'을 깊게 파고드는 시간이었다.

백건우는 가슴에 손을 얹고 잔잔한 미소를 띤 채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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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과 함께하는 백건우와 슈만
'아베크 변주곡' '유령변주곡' 등 
슈만의 굴곡진 삶 어루만지는 듯
잔잔히 부드럽게 때론 격정적으로
품격있는 연주로 관객들 감동 선사
'파이낸셜뉴스와 함께하는 백건우와 슈만' 콘서트가 23일 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과 강남 신사옥 이전을 기념해 열린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지친 청중들에게 벅찬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피아니스트 백건우(74)가 또 한번 관객들의 가슴을 적셨다. 23일 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파이낸셜뉴스와 함께하는 백건우와 슈만' 무대에 오른 거장 백건우는 잔잔하면서도 품격 있는 연주로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은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과 강남 신사옥 이전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공연은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객석 한칸씩 띄어앉기를 적용한 가운데 진행됐다.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별칭에 걸맞게 이번 공연은 올해 그가 마음에 정한 아티스트 '슈만'을 깊게 파고드는 시간이었다. 명쾌하게 울려퍼지는 피아노의 선율과 잔향이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더했다.

이번 공연엔 슈만의 시작과 끝이 모두 담겼다. 공연 프로그램은 슈만의 밝음과 어두운 감정이 오가는 듯한 구성으로 짜였다. 백건우의 피아노 선율은 슈만의 굴곡진 삶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슈만 피아노곡 중 첫 작품번호가 부여된 곡이자 슈만 음악의 원점을 이루는 '아베크 변주곡'으로 공연은 시작됐다. 백건우는 여유로운 손놀림으로 공연을 밝게 열었다. 아베크 변주곡에 이어 관객에게 선사된 곡은 '세 개의 환상작품집'이었다. 격정적으로 휘몰아치는 음률이 이어졌다. 거대한 산맥에 불어오는 바람과 같이 서정적이면서도 위엄이 넘쳤다. 이어 '아라베스크'와 '새벽의 노래'까지 백건우는 네 곡을 멈추지 않고 연거푸 연주했다.

2부 공연은 슈만의 작품 중 다소 밝은 느낌의 곡으로 다시 시작됐다. '다채로운 소품집 중 다섯개의 소품'이 연주되며 슈만의 서정성이 다시금 빛났다. 2부의 하이라이트는 슈만의 가장 대중적인 곡 '어린이의 정경'. 클라라와 결혼을 앞두고 행복을 향해 달려가던 시절에 문득 돌아본 어린 시절의 환상이 이 곡에 담겼는데, 연주를 이어가는 노장 백건우 역시 행복했던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리는 듯했다.

공연의 대미는 '유령변주곡'이 장식했다. 슈만의 말년 라인강에 투신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곡으로 슈만의 머릿속에서 울린 천사의 선율이 변주로 이어지면서 공연장을 몽환으로 가득 채웠다. 공연 내내 백건우는 물 흐르듯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연주를 선보였다. 모든 곡을 연주한 뒤 백건우는 고개를 들고 작은 숨을 내쉬었다. 이어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백건우는 가슴에 손을 얹고 잔잔한 미소를 띤 채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코로나19로 지친 대한민국 청중들에게 보내는 그의 위로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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