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일의 뉴스톡]맥빠진 도정질문..원희룡, 정부비판 SNS '여유'

제주CBS 류도성 아나운서 2020. 11. 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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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도정질문 평가
둘째 날, 중앙당 최고위원회의로 도정질문 흐지부지
원희룡 도지사의 대권도전 비판 등 정무적인 질문에 집중
드림타워 하수와 빛공해 대응은 그나마 성과
원지사, 도정질문 기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비판 SNS 게시 '여유'
제주팟닷컴 고재일 기자(사진=자료사진)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20년 11월 23일(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팟닷컴 고재일 기자

◇ 류도성> 뉴스톡, 오늘도 <제주팟닷컴> 고재일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요?

◆ 고재일> 저희가 지난 시간에 제주형 재난지원금 관련한 제주연구원의 보도자료 팩트체크를 시도하지 않았습니까? 제주형 재난지원금이 정부형에 비해 효과가 높았다는 내용에 대해 현금성 지원금과 포인트성 지원금의 비교 가능성이라든가 계절적 수요 등에 대해 짚어보면서, 제주연구원의 발표 내용이 무리수 아니냐, 원희룡 도지사의 치적을 쌓는데 이용되는 것 아니냐고 의심을 했는데요.

마침 지난 주 도정질문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김희현 도의원과 강성민 도의원이 해당 내용을 지적하셨더라고요. 결국 제주연구원의 정치적 중립을 의무화하는 조례 개정안이 추진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깨알 같이 이 내용을 좀 청취자 여러분께 전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리고요.

오늘은 지난주 열린 도정질문 관전평 정리해볼까 합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데일리 기사를 쓰는 현장 기자였으면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심각한 고민을 했을 정도로 도정질문에 알맹이가 없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류도성>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지 않아도 이번 도정질문에 박한 평가가 많은 것 같아요?

◆ 고재일> 도민 시선에 비춰지는 겉모습으로나 내용으로나 실망스러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일단은 가장 극적으로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 도정질문 이틀째인 지난 18일이었던 것 같은데요. 강력한 씬스틸러가 이날 등장했죠. 바로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이기도 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등 지도부가 현장 최고위원회의로 제주를 방문했는데요.

이 회의에 원 지사와 좌남수 의장 기타 민주당 소속 도의원 등이 대거 참석하면서 흐지부지 막을 내렸습니다. 관행대로라면 오전 질의를 마치고 오후 2시에 속개하던 오후 질의도 오후 4시로 미뤄졌고요. 더 안타까운 점은요. 질의에 나설 예정이던 김용범, 안창남, 부공남 의원 등이 서면질의로 대체하면서 이날 오후 5시 반에 이틀째 도정질문이 끝나버렸다는 것이죠.

더불어민주당이 11월 18일 제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가졌다.(사진=자료사진)
◇ 류도성> 보통 도정질문처럼 중요한 일정이 있으면 나름대로 조율을 했을 것 같은데, 중앙당과의 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나 봐요?

◆ 고재일> 일단 민주당의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매주 수요일에 열린다고 하더라고요. 제주도당이 중앙당에 도정질문이 진행 중인 점을 주지시켰다고는 합니다만, 제주만 예외로 두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하고요.

현장최고위원회에 참석한 도의원 역시 의장과 원내대표, 예결위원장 밖에 없었는데 전체 도정질문이 맥이 빠져 버린 점은 아쉽게 된 대목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답변을 해야 할 원 지사가 이 대표의 현장 방문에 참석하고 싶다고 일정 조정을 요청했고, 이를 수용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건데요. 이 역시도 의회의 부적절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 류도성>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도정질문에서 나온 의원들의 현안 문제의식을 짚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들이 인상적이었나요?

◆ 고재일> 도정질문은 도정이나 행정사무의 전반 또는 일부에 대하여 도지사로부터 직접 답변을 듣는 자리인데요. 주요 현안보다는 원 지사의 대선 행보에 관한 입장을 묻거나 송악선언의 배경을 묻는 정무적 질의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습니다. 특히 질의에 나선 의원 상당수가 민주당 소속이다보니 중복된 질문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보는 저도 피곤했고요, 도민들 역시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질의를 보면서 일부 도의원들의 준비 부족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신변잡기식의 질의 응답만 이어가다가 시간이 다 됐으니 나머지는 서면으로 질의하겠다고 시간을 때우는가 하면, 집행부의 답변하기 편안한 반복적 현안에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제2공항 의견수렴 절차와 앞으로의 일정, 조사 결과에 대한 수용 여부 등에 대한 부분을 주목해서 살펴봤는데요. 원 지사가 시정연설에서 제2공항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물론 박원철 특위위원장과의 질의응답에서조차 여론조사는 참고용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나마 드림타워와 관련해 하수라든지 빛공해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이 적극 나서겠다는 도지사의 약속을 받아냈다는 점과 카본프리2030 계획의 전면 수정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한 점 등은 이번 도정질문의 그 나마의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류도성>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도 질의에 나섰죠?

◆ 고재일> 이번 도정질문에 나선 21명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은 오영희 의원과 이경용 의원 단 두 명에 불과했는데요. 상대적으로 민주당 도의원에 비해 이른바 '가성비'가 높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만큼 언론의 주목도가 높았다는 것인데요.

오영희 의원은 시설공단조례 본회의 처리 무산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이에 대한 원 지사의 화답을 이끌지 않았습니까? 김태석 전 의장이 자신의 질의를 대체하면서까지 해명하는 계기를 만들었고요. 이경용 의원인 경우 해저터널 이슈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 류도성> 같은 당이고 하니 사전에 조율이 있었던 게 아닐까요?

◆ 고재일> 그건 제가 알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 같은데요. 원 지사는 도정질문 중간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는 SNS 게시물을 게시하는 등 상당히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글쎄요. 이 정도면 좀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원 지사가 도의회를 길들이는데 성공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모르겠는데요.

행정사무감사에 이어 도정질문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예산심사는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요. 보통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 보겠습니다'라는 표현으로 마무리하는데, 오늘은 그 표현조차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네요.

◇ 류도성> 뉴스톡, 오늘도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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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류도성 아나운서] ryud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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