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1호박사' 개론서 썼다.."21세기 최대 문맹은 AI 까막눈"
김진형 KAIST 명예교수
인공지능을 '요술'로 착각말라
할수 있는일 없는일 구분부터
관련 전문가 절대적으로 부족
정책결정자는 제대로 이해해야
30년간 석박사 100명 키워내
김진형 KAIST 명예교수(사진)가 AI 개론서를 펴냈다. 초심자를 상대로 강의하는 느낌으로 썼다는 이 책은 제목도 'AI 최강의 수업'이다. 아무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썼다고 한다. 석학이 입문서를 쓰는 일은 드문 일이다. 국민들의 평균 AI 독해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썼지만 주 타깃층은 정책입안과 결정자들이다. 김 교수는 "이 책을 보고 정책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과거의 산업 구조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AI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많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대학은 정원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AI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많이 나올 수 없다"며 "예를 들어 미국 스탠퍼드대는 약 150명이던 컴퓨터공학 전공자 수를 800명 수준까지 늘렸지만 서울대학교의 경우엔 아직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공대 정원의 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AI를 거론하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주 쓰이지만 정작 이해도는 낮은 현실을 그는 지적한다. 김 교수는 "일반 대중은 AI의 역할을 마치 요술처럼 생각하곤 한다"며 "역할을 과장하는 경우도 많아 인식 왜곡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흥미를 돋우기 위해 알파고나 무인자동차 등 AI가 사용된 사례를 소개했다"며 "그리고 AI가 사용된 원리를 설명했는데, 이해가 쉽도록 복잡하고 어려운 수학적 내용은 모두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AI로 혁신을 이끌 사람들은 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초래될 시간과 비용 낭비가 자칫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패배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첨단 분야일수록 시행착오 대가는 엄청나다.
아직 우리나라 기업들이 AI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물론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AI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반 회사들은 아직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AI 활용을 이끌어나갈 만한 인력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라며 "AI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호 AI 박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AI에 대한 개념 자체가 희박했던 수십 년 전 이 분야에 뛰어들어 평생 관련 연구를 해왔다. 30년간 AI에 대해 강의하며 100명 이상의 석사 및 박사를 배출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제자들을 가르쳐 온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이해한 개념을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교과서를 분석하고 논문을 연구하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경험을 책에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종화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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