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4위가 왕중왕 되는 법, 세계 1·2·3위를 꺾는다
올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왕중왕전의 최종 승자는 다닐 메드베데프(24·러시아·세계4위)였다.
메드베데프는2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오투 아레나에서 열린 ATP 파이널스 단식 결승에서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3위)을 2시간43분만에 세트 스코어 2대1(4-6 7-6<7-2> 6-4)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상금은 156만4000달러(약 17억원). ATP파이널스는 세계 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해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4강부터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정한다.
메드베데프는 이 대회에서 세계 1·2·3위를 연파하고 트로피를 쟁취했다. 조별리그에선 현 세계 1위인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를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완파했고, 4강전에서 2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을 물리친 뒤 결승에선 3위 팀까지 꺾었다. 198cm 키를 활용한 강서브와 거미줄 같은 수비,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스트로크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메드베데프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승리였다. 체력이 무척 좋은 팀이 2세트까지 절정의 컨디션이었는데 잘 버텨낸 덕분에 3세트에서 이길 기회를 잡았다”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물리치고 차지한 우승이라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마지막 우승이 13개월 전이고, 지난달 프랑스오픈까지 토너먼트 초반 탈락이 잦았다. 하지만 이달 초 파리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더니 이 대회까지 10연승을 질주했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US오픈 준우승이다.
ATP파이널스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12년간 영국 런던에서 열렸고, 내년부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최된다. 공교롭게도 2009년 이 대회 우승자가 러시아의 니콜라이 다비덴코(39·은퇴)다. 메드베데프는 “런던 대회의 시작과 끝을 러시아 챔피언들이 장식해서 무척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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