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는 착한 바르텍과 코로나19 변수 [스토리 발리볼]

김종건 기자 2020. 11. 2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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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 바르텍의 롤러코스터 플레이에 고민이 많다.

급기야 22일 한국전력에 2-3으로 역전패한 뒤 고희진 감독은 "(지금의 부진이) 실력인 것 같다. 구단과 상의해봐야겠다"는 말까지 했다.

득점은 7명의 외국인선수들 중 케이타(KB손해보험)~다우디(현대캐피탈)~러셀(한국전력)에 이어 4번째다.

설령 마음에 드는 대체 외국인선수가 있다고 해도 데려오기까지 2개월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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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바르텍(오른쪽).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 바르텍의 롤러코스터 플레이에 고민이 많다. 급기야 22일 한국전력에 2-3으로 역전패한 뒤 고희진 감독은 “(지금의 부진이) 실력인 것 같다. 구단과 상의해봐야겠다”는 말까지 했다. 그동안 어르고 달래가며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기다려왔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려는 것이다.

바르텍은 올 시즌 9경기에서 245득점(공격성공률 48.65%), 7서브에이스, 22블로킹을 기록 중이다. 득점은 7명의 외국인선수들 중 케이타(KB손해보험)~다우디(현대캐피탈)~러셀(한국전력)에 이어 4번째다. 공격성공률은 전체 8위, 외국인선수들 중에서 케이타~펠리페(OK금융그룹)~다우디에 이어 역시 4번째다. 외국인선수 능력의 척도인 오픈공격 성공률은 41.46%로 전체 8위, 외국인선수들 중 6위다.

드러난 성적처럼 팀을 끌고 갈 정도의 아주 빼어난 선수는 아니다. 강한 서브 같은 장점도 없다. 고 감독이 아쉬워하는 것은 경기마다, 때로는 세트마다 너무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어떤 때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어떤 때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기량이 떨어진다. 이렇게 계산이 서지 않는 선수는 감독을 복잡하게 만든다.

19일 대한항공전은 상징적이었다. 대한항공 비예나가 무릎통증으로 빠져 고 감독은 욕심을 냈다. 전통적으로 고공강타에는 약한 대한항공이기에 신장 207㎝인 바르텍의 타점이라면 쉽게 뚫을 수 있다고 봤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바르텍은 1세트 3득점, 3세트 2득점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고 감독은 “상대를 봐라. 모두 너보다 높이가 낮다. 마음 편하게 가볍게 위에서 때리면 아무도 막지 못 한다”며 장점을 살려줄 것을 요구했다. 답답했던 고 감독은 4세트를 앞두고 바르텍에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라”며 질책도 했다. 유순한 성격인 그를 자극하기 위해였다. 효과는 나왔다. 바르텍은 가슴에 쌓인 불만을 털어내듯 고함을 지르며 분노의 스파이크를 날렸지만 경기 결과를 바꿔주진 못했다.

바르텍은 19득점, 41%의 공격성공률에 그친 22일 한국전력전 때도 중요한 4·5세트에 각각 1득점에 그쳤다. 이제 삼성화재는 고민에 빠졌다. 선택할 방법도 사실상 많지 않다. 설령 마음에 드는 대체 외국인선수가 있다고 해도 데려오기까지 2개월이 필요하다.

외국인선수 교체과정을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 바르텍과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이후 원하는 선수의 소속구단과 이적협상을 마무리해 국제배구연맹(FIVB)의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아 계약해야 한다. 이어 현지 대사관에서 취업비자를 받는데, 지금은 코로나19 탓에 종전보다 발급 과정이 까다로워지고 시간도 더 걸린다. 빨리 취업비자를 받더라도 입국 후 2주간의 자가격리가 기다린다. 이후 함께 손발을 맞춰보고 V리그 경기에 출전하기까지 외국인선수 없이 버텨야 한다. 사실상 시즌은 끝이다.

결국 싫든 좋든 바르텍을 안고 가는 것이 더 현실적 방안이다. 기량은 실망스럽지만 바르텍은 훈련이나 생활태도 면에선 누구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시키는 어떤 훈련도 불만 없이 따라하는 착한 선수다. 구단도 이 점은 인정한다. “역대 삼성화재를 거쳤던 어느 선수보다도 태도만큼은 최고”라고 했다. 그래서 더 고민이다.

이제 삼성화재는 마지막 방법을 써보려고 한다. 바르텍에게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 훈련하고 실전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예전 어느 팀에선 오전 훈련은 죽어도 못하겠다는 외국인선수를 위해 훈련을 제외시켜주며 성적을 올린 적도 있었다. 물론 이 방법마저 실패한다면 삼성화재는 결단해야 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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