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했어요' 이혼한 적도 없는데 몰입된다[TV와치]

김명미 2020. 11. 2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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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명미 기자]

'우리 이혼했어요'가 9%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파격적인 콘셉트로 첫 방송 전 우려를 사기도 했으나, 출연자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과 인위적이지 않은 연출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1월 20일 첫 방송된 TV조선 새 예능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이하 우이혼)는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8.92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우이혼'은 이혼 후 재결합이 목적이 아니라 '좋은 친구 관계로 지낼 수 있다'는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혼 그 이후의 부부관계'를 다루는 리얼 타임 드라마다. 그간 가상 연애, 가상 재혼, 실제 공개 커플 등 다양한 형식의 관찰 예능이 있었지만, 실제 이혼 부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출연자는 배우 이영하 선우은숙 전(前) 부부다. 지난 1981년 웨딩마치를 울린 두 사람은 결혼 26년만인 2007년 이혼해 대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날 방송에서는 별거 기간을 포함, 약 15년 만에 처음으로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선우은숙은 전 남편과 만남에 앞서 "내가 여자로 보일지 궁금하다"며 긴장감을 드러냈고, 아침부터 숍에서 헤어 메이크업을 받으며 묘한 설렘을 표출했다.

두 사람의 재회 장소는 약 40년 전 첫 데이트를 했던 청평. 선우은숙은 "자기랑 첫 데이트 때가 생각난다"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지만, 이영하는 "작품 촬영했던 게 떠오른다"며 말을 돌렸고, 눈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선우은숙은 "자기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머리도 잘랐다. 전혀 반응이 없냐"고 돌직구를 날리더니 "자기를 보는데 눈물이 확 난다. 시간이 아쉽지 않냐"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후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본 두 사람은 숙소로 돌아와 식사를 하며 그간의 속내를 털어놨다. 특히 선우은숙은 이혼 6개월 만에 터졌던 사업가와 재혼설 루머를 언급하며 "자기한테 정말 실망한 게 있다. 나는 상대방 얼굴도 모르고 본 적도 없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그런 루머가 생겼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선우은숙은 "내가 집에 차를 놓고 왔는데, 촬영이 잡히니까 차가 필요하더라. 아들에게 '아빠한테 엄마 차 쓴다고 말해달라'고 했더니, 얘가 일주일 뒤에 '아빠가 돈 많은 사람한테 사달라고 하면 되지, 차를 왜 가져가냐고 했다'고 전하더라. 나를 그 정도밖에 모르냐"며 억울함을 드러냈고, 이영하는 "뭔가 오버해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선우은숙 이영하 전 부부가 보여준 것은 오랜만에 재회해 함께 마트에 갔다가 저녁을 먹는 모습이 전부였다. 하지만 다큐에 가까운 연출이 오히려 15년 만에 단둘이 만나게 된 이들의 감정을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패널로 등장한 정가은은 이혼 경험자로서 공감되는 멘트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정신과 전문의 양재진 역시 이혼 부부들의 심리 상태를 짚어주고, 이혼이 인생의 실패가 아닌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선우은숙은 13년 전 이혼 당시 기자회견까지 열고 대중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이혼은 더이상 커다란 흠이 아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다. 선우은숙이 이혼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사실마저 이해하지 못할 만큼 세상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이혼이 아니더라도, 헤어진 연인 혹은 불편한 대상과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되는 상황은 많은 이들이 겪어본 일이다. '우이혼'은 오랜만에 재회한 이혼 부부의 심리 상태를 과장 없이 전달하며 이혼 경험자들은 물론, 결혼 경험이 없는 시청자들마저 공감하게 만들었다. TV조선 특유의 자극적 연출 없이도 성공적 첫 발을 뗀 '우이혼'이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사진=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캡처)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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