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아들' KT 김건형 본 이강철 감독 감탄, "피는 못 속여" [인터뷰]

최익래 기자 입력 2020. 11. 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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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 2세'는 훈장인 동시에 짐이다.

김건형(24·KT 위즈)은 이제 '김기태 아들'이 아닌 야구선수 김건형의 매력을 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감독은 19일 익산에 내려와 선수들을 보고 있는데, 김건형의 스윙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여느 야구인 부자들이 그렇듯 김 감독과 김건형도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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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건형이 22일 익산야구장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야구인 2세’는 훈장인 동시에 짐이다. 특히 아버지가 쌓아올린 명성이 클수록 넘어야 할 벽은 높아진다. KBO리그 전설 중 한 명인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아들. 김건형(24·KT 위즈)은 이제 ‘김기태 아들’이 아닌 야구선수 김건형의 매력을 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건형은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8라운드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우투좌타 외야수로 매송중 3학년 시절 미국으로 건너갔다. 올해 졸업을 앞두고 9월 해외파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정확한 콘택트 능력으로 프로 스카우트의 눈길을 끌었다. 이강철 감독도 지명 직후 “김 감독의 아들이 아닌 선수로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건형은 8일부터 2군구장이 있는 익산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이 감독은 19일 익산에 내려와 선수들을 보고 있는데, 김건형의 스윙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김 감독과 아마추어 시절부터 친분이 깊은 이 감독은 “오히려 더 냉정하게 보려고 했는데도 피는 못 속인다. 스윙부터 아버지와 비슷하다. 중장거리 타자로서 매력적”이라고 칭찬했다.

아버지의 스윙과 비슷하다는 평가 자체가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감독은 프로 통산 1544경기에서 타율 0.294, 249홈런, 923타점을 기록한 KBO리그 최고타자 중 한 명이다. 김건형도 “나 역시 홈런보다는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에 초점을 맞추는 중장거리 유형이다. 대학에서도 ‘홈런은 노리는 게 아닌 실수로 나온다’고 생각하며 직선타를 치라고 배웠다”고 설명했다.

KT 김건형이 22일 익산야구장에서 열린 마무리캠프 훈련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미국은 한국과 달리 선수의 폼을 뜯어고치는 경우가 적다. 김건형 역시 10년간 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하지만 조중근 타격코치가 하체에 힘을 싣는 방법을 알려주자 이를 금세 습득했고, 타구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 감독도 이처럼 금세 수용하는 능력에 엄지를 세웠다.

다양한 경험에 견문이 넓다는 건 인간 김건형의 매력을 키운다. 현실적으로 학업과 운동의 병행이 어려운 한국 엘리트 체육과 달리 미국은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철저히 준수한다. 김 감독은 아들이 이를 게을리하지 않길 바라며 유학을 제안했다. 김건형은 아이다호주 보이시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마케팅을 부전공했다. 미국생활 10년을 채웠으니 영어로 프리토킹도 가능하다. 여기에 상대에 대한 존중이 배어있으니 입단동기들과도 어느새 부쩍 가까워졌다.이 감독도 “인성이 워낙 착해서 문화 적응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여느 야구인 부자들이 그렇듯 김 감독과 김건형도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는다. 김 감독이 거실에서 야구를 보다가도 아들이 오면 채널을 돌렸다고. 하지만 ‘아버지’로서 인성, 그리고 예의에 대한 부분은 철저히 강조했다. 김 감독의 평소 성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김건형은 “아버지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매 순간 성실하고 자만하지 않으며 모든 것에 감사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당장의 목표는 당연히 1군 엔트리 합류다. 김건형은 “처음부터 주전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팀이 필요할 때 쓰는 대타나 대수비로라도 1군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익산|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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