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들고 누빈 문대통령 2주 다자외교..양자회담 못해 아쉬움

박주평 기자 2020. 11. 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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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아세안·APEC·G20 7개 화상 정상회의 강행군
스가 총리에 "특히 반갑다",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에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원력 있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2020 리야드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 2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11.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2주간 아세안(ASEAN) 관련 5개 화상 정상회의 등 빡빡한 다자회의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K-방역'을 내세워 우리 제안을 정상선언문에 반영시키는 등 국제 위상을 높였다. 다만 화상회의라는 한계 탓에 통상 다자외교 무대에서 진행되는 양자회담을 통한 구체적 현안 논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폐회한 G20 화상 정상회의를 끝으로 지난 12일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진행된 약 2주간의 다자외교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12~15일 Δ한-아세안 정상회의 Δ제2차 한-메콩 정상회의 Δ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Δ동아시아 정상회의 Δ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15일 RCEP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에 서명했다. 지난 20일에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21~22일에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문대통령 제안한 '필수인력 이동 촉진' 정상선언문에 반영 순차로 열린 이들 정상회의에서는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만큼 코로나19 대응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문 대통령 역시 국제사회에서 호평받는 'K-방역'을 소개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독려하는 데 주력했다. 21일 G20 정상회의 첫날에는 '방역 모범국가'로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초청을 받아 프랑스·독일 등 6개국 정상과 '팬데믹 대비 및 대응'을 의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이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일관되게 주장해왔고, 이번 회의에서 APEC과 G20 정상선언문 모두 관련 내용이 반영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통상 대면 다자회의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양자회담을 통해 각국과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경우 문 대통령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프랑스, 러시아 등 8개국 정상과 회담을 했다. 지난 2018년 8월 APEC 정상회의에서는 파푸아뉴기니, 호주, 중국 정상과 연쇄 양자회담을 했다(2019년 APEC 미개최).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올해 여러 차례 다른 국가 정상과 전화 통화를 많이 하면서 WTO 사무총장 선거 지지 요청 등을 논의했다"면서 "그런 것들이 다자회의에서 이뤄지는 양자 정상회담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대통령, 스가 총리에 우호 제스처…트럼프, 대선 패배 후 첫 등장

이번 다자외교 무대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게 각별한 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스가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는 서신을 보내고 전화통화를 했지만 화상 등을 통해 얼굴을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존경하는 의장님, 각국 정상 여러분,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 의장국 정상 등을 부르며 예우하는 경우는 있지만 특정 국가정상을 콕 집어 인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임 기간 경색된 일본과의 관계를 스가 총리 취임을 계기로 풀어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다른 나라 정상들도 (스가 총리가) 처음 다자무대에 서는 자리인 만큼 같이 (환영한다는) 인사를 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우호적이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APEC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 처음으로 참석한 다자외교 무대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대부분 다자 간 정상회의는 불참해왔다. APEC 정상회의 참석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불복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상을 분명히 하고자 외교무대에 등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지난 21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참석 도중 '팬데믹 대비'(Pandemic Preparedness) 세션을 건너뛰고 골프장으로 향해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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