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화'·'다공런'.. 中청년들 사이 자조·냉소적 단어 유행

이귀전 입력 2020. 11. 2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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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취업난과 부의 격차 등에 따른 좌절감과 무력감을 대변하는 냉소적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위챗(카카오톡) 등에서 '퇴화(內卷·네이주안)', '다공런(打工人·블루칼라 노동자)', '베르사유 문학' 등의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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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빈부차 좌절감 대변
당국 경제회복 주장과 괴리 커
"열심히 일하면 사장만 잘살 것"
사진=연합뉴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취업난과 부의 격차 등에 따른 좌절감과 무력감을 대변하는 냉소적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 경제가 회복됐다는 당국 주장과 체감 현실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위챗(카카오톡) 등에서 ‘퇴화(內卷·네이주안)’, ‘다공런(打工人·블루칼라 노동자)’, ‘베르사유 문학’ 등의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퇴화’는 추가 입력해도 더 이상 출력을 할 수 없는 프로세스를 설명하는 데 쓰이는 단어다. 하지만 대학 졸업장을 가진 청년들 사이에선 870만명의 졸업생이 제한된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더는 고등교육 졸업장과 기술이 더 나은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급속한 발전으로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보장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에서 청년들은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 격차 등으로 개인적 힘으로는 부를 얻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다공런’이란 단어도 많이 쓰이고 있다. 이전엔 육체 노동자나 돈을 벌러 상경한 이들을 말하는 단어였지만, 최근 사무직 노동자까지 영역이 확대됐다. 대부분 직장인이 겪는 힘든 삶을 자조적 의미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선 두 명의 노동자가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사장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의 만화가 인기를 얻기도 했다.

자신의 부와 성공을 과시하려고 올린 글은 ‘베르사유 문학’으로 불린다. ‘체중이 어제보다 1㎏이나 무거워졌어? 아, 보석을 떼는 걸 잊었어’, ‘남자친구가 분홍색 람보르기니를 주었는데,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등 부나 지위를 의도하지 않거나 부정적인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칭화대 옌페이 교수(사회학)는 “청년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여전히 자기 삶을 개선할 수 없다”며 “이런 용어가 많은 중국 청년들이 느끼는 일종의 무력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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